배너
배너
치안소방전남신안/목포 영암무안함평나주국회/정치칼럼/기고노령고정당지역위가고싶은섬노령신문 JPG
전체기사보기 종교   의학   漢文講座 1   佛經講座   松巖 漢詩   시군참여마당   문화/인문   공지  
편집  2017.07.26 [01:06]
전체기사
종교
의학
漢文講座 1
佛經講座
松巖 漢詩
시군참여마당
문화/인문
공지
공지사항
광고/제휴 안내
기사제보
보도자료
배너
배너
전남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전남새뜸 - 작은 섬에 클래식 선율이 흐르다
김준 포구이야기 - 95. 흑산도 영산포구
 
전남새뜸 기사입력  2013/09/28 [08:45]
 
 미역을 뜯고 톳을 말리느라 졸음이 쏟아졌다. 여름 내내 섬을 찾는 사람들의 점심 저녁을 준비하느라 피곤이 쌓였다.

 “노래고 뭐고 끝나면 자야제. 그래야 내일 미역 작업하러 가죠.”

 그렇게 이야기하던 어머니들이었다. 공연이 시작되자 하나 둘 부뚜막 앞으로 모였다. 전체 주민이라고 해야 20여 가구에 40여명이나 될까. 미역철을 맞아 일을 도와주기 위해 들어온 가족과 친지들까지 모여들었다.

 “섬사람이라고 클래식 공연을 보지 말라는 법이 있나요?”

 작은 섬에서 ‘클래식 공연’을 기획한다는 말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뽕짝이라면 모를까. 성악가, 바이올린, 피아노(신디사이저)로 구성된 공연단이 오후 늦게 섬을 찾았다. 한참 미역채취로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어촌 실정을 모르는 걸까. 신안문화원이 준비하고 전남문화재단이 지원하는 프로그램이었다.


▶복 받은 영산도 ‘명품마을’ 지정

 마을 앞에는 지난 밤에 뜯은 미역이 가득 널렸다. 그 옆에는 아침에 채취해 바닷물이 뚝뚝 떨어지는 톳을 널고 있었다. 보름사리에 태풍까지 올라오고 있어 파도가 높아 바닷물이 길 위로 넘나들었다. 주민들이 허겁지겁 뛰어 나와 미역을 걷고 톳을 물이 넘치지 않는 곳으로 옮겼다.

 “영산도는 복 받았어라.”

 빈집을 빌려서 미역을 널고 보관하는 한 씨가 다 마른 미역을 걷으며 내게 한 말이다. 심리에서 시집와 40여 년을 미역농사로 살았다.

 “우리는 작년보다 많이 했어라.”
 “본섬은 한 가닥도 못했다고 하요.”

 올해 15뭇을 했다. 다른 곳에 미역농사가 흉년이라 한 뭇에 20만원이 넘을 것이라고 하니까. 쏠쏠한 벌이다. 게다가 금년에 명품마을이 문을 열면서 관광객도 줄을 잇고, 심심찮게 높은 양반들도 들락거린다고 했다. 복 받았다는 말이 허투루 하는 말은 아니다.


▶규제를 섬 활성화 계기로 ‘역발상’

 영산도는 신안군 흑산면에서 속한 작은 섬이다. 본섬은 수십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유명한 관광지지만 영산도는 섬을 떠난 가족들도 뜸한 고립된 섬이었다.

 작은 섬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명품마을’로 지정되면서 부터다. 국립공원에 포함된 마을 중 잘 보전된 자연과 문화와 마을자원을 활용해 지역활성화를 꽤하는 리모델링 사업이다. 진도군 조도면에 위치한 관매도가 명품마을 사업이 완료되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영산도는 바다가 거칠고 의지할 곳이 없어 흑산도처럼 양식을 하기도 적당하지 않다. 한때 멸치잡이로 명성이 자자했지만 연이은 태풍이 모두 그물과 함께 희망까지 걷어 가 버렸다. 사람들은 섬을 떠났고 남은 사람들은 오직 갯바위에 미역과 톳을 뜯고 홍합을 따서 생활했다.

 이장 최성광 씨는 주민들과 함께 섬의 특성을 잘 간직한 자원과 체험을 결합한 독특한 섬관광지로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다. 그 길을 각종 규제로 걸림돌이 됐던 국립공원관리공단의 문을 두드렸다.

 오히려 규제를 섬 활성화의 계기로 이용해 보자는 역발상이다. 관리공단에서도 영산도가 보유한 자원과 주민들의 열정을 높게 평가해 명품마을로 선정했다. 그리고 자원조사와 전문가 자문을 거쳐 마을펜션, 공동식당, 탐방로, 벽화 사업 등을 추진했다.

 올 여름에 대박이 났다. 펜션과 옛 보건소를 리모델링한 숙소는 예약불가였다. 머문 사람들은 대만족이다. 조용한 섬마을, 순수한 섬사람들. 힐링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이었다.


▶나무평상 무대 삼아 특별한 공연

 바이올린의 선율이 요란한 파도소리를 잠재웠다. 보름달도 떠올랐다. 익숙한 선율 ‘여인의 향기’, ‘나가거든’ 그리고 ‘헝가리댄스’ 음악도 연주되었다. 평소에 접하지 않았던지라 쑥스러워하던 어머니들도 금방 바이올린 선율에 젖어 들었다.

 그것도 잠시 성악가의 ‘동백아가씨’와 ‘섬집 아이’ 그리고 ‘목포의 눈물’에 이르자 박수소리가 커졌고 노래도 따라 불렀다. ‘하늘솔앙상불’을 이끄는 바리톤 유환삼 씨는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노래를 불러보는 것은 처음”이라며 “주민들이 즐거워 해 힘들지 않았다”고 했다.


 특별히 무대라고 할 것도 없다. 나무평상을 무대로 삼고, 의자 몇 개가 객석이 되었다. 광고는 이장의 두 차례 방송이 전부였다. 그래도 객석을 꽉 채웠다. 공연은 예정시간을 훌쩍 넘겨서 끝났다. 커튼콜은 아니지만 주민들의 앵콜에 ‘노란샤쓰의 사나이’로 마무리되었다.

 공연은 끝났지만 음악회는 끝나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가야 할 주민들이 정자에 앉아 후끈 달아 오른 분위기를 주체하지 못했다. 한 주민의 선창으로 어머니들의 뽕짝 메들리가 이어졌다. ‘흑산도아가씨’가 빠질 수 없었다. 그리고 막걸리와 안주가 이어졌다.

/김 준 전남발전연구원 연구위원
/녹색의 땅 전남새뜸
 
기사입력: 2013/09/28 [08:45]  최종편집: ⓒ rorynews.com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제목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관련기사목록
[10-11] 전남새뜸 - 마을기업 탐방 '일로품바보존회' 전남새뜸 2014/01/27/
[10-11] 전남새뜸 - 작은 섬에 클래식 선율이 흐르다 전남새뜸 2013/09/28/
[10-11] 전남새뜸 - 자건생사 '무안 김양한 씨' 전남새뜸 2013/02/10/
[10-11] 전남새뜸 - 김준의 포구이야기 '신안 가거도 포구' 조기석 기자 2012/11/15/
[10-11] 전남새뜸 - 남도 섬 여행 추천코스 '증도 모실길' 전남새뜸 2012/08/30/
[10-11] 전남새뜸 - 장성군 벼로 쓴 '녹색의 땅 전남' 전남새뜸 2011/09/06/
[10-11] 전남새뜸 - 기획특집 '영광 모싯잎송편' 전남새뜸 2011/09/06/
[10-11] 전남새뜸 - 기획특집 '소금은 바다의 눈물' 전남새뜸 2011/09/06/
[10-11] 전남새뜸 - 영광군 '잠자는 연(蓮)의 바다를 걷다' 전남새뜸 2011/08/25/
[10-11] 전남새뜸 - 장성 진원 '조경현·김순덕 부부' 전남새뜸 2011/08/23/
[10-11] 전남새뜸 - 함평 "4대강 해갖고 섬을 없애 부렀어" 전남새뜸 2011/08/23/
본사 : 전남 무안군 무안읍 면성2길 15 ㅣ 지사 : 함평군 함평읍 서부길27 ㅣ 대표전화 : 061-452-9797 ㅣ 팩스 : 061-452-9798 l 등록번호 : 전남 다 00341ㅣ 회장 김한기 / CEO 편집인 이민행 ㅣ 대표 이메일 muan3521@hanmail.net / hpcj3355@naver.com ㅣ 본지는 무단배포를 금지하며, 모든 기사 및 이미지 등 컨텐츠는 본사의 동의가 있어야 사용이 가능합니다. l 신문 월정구독료 5,000원(농협 351-0934-9171-73 예금주 주간 노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