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제 개편추진위원회(위원장 강현욱)는 지난 13일 비공개회의를 갖고 광역시 구청장의 관선제 전환과 특별시·광역시 구의회를 폐지하는 등 전국 74개 지자체를 폐지하는 개편안을 의결한 것으로 알려지며 무안·신안군을 비롯한 전국 해당지역의 반발이 거세게 일고 있다. 


 이번 개편안은 4월 현지답사 여론 수렴과 5월 여론조사를 거쳐 6월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될 예정이다.

 지방체제개편위 안에 따르면, 전남 무안·신안·목포를 비롯한 서울 중구·종로구, 부산 강서구·김해시, 전북 군산·김제·부안 등 74개 지역으로 오는 24일과 25일에 통합 대상 지자체를 방문하여 의견을 수렴한 후 5월 여론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그러나 통합 대상 지자체와 의회, 기관·사회단체는 “지방자치를 역행하는 중앙집권적 강화”라고 강력 반발하고 있다.

 무안시승격취진위 박호성 회장은 “과거 다섯 번이나 무산된 통합을 주민의 의사에 반하는 여론조사 방식으로 일방적 강제 통합을 시도하고 있다”며 “8만 군민의 힘으로 강력 저지하겠다”고 성토했다.

 무안군의회 민주당 정길수 의원(전 의장)은 “지역 정치 논리로 통합을 시도하는 것은 무안군민들의 의사를 무시하는 처사”라며 “통합이 정치인의 공약사업 이행을 위해 시도되는 것을 8만 군민의 이름으로 단죄하겠다”고 성토했다.

 통합진보당 무안·신안지역위 정철주 위원장(무안군의원)도 “지난 1994년 이후 주민투표 등 5회에 걸쳐 통합이 시도되었으나 무안·신안군민들의 반대로 무산되었다”며 “이제 신뢰할 수 없는 여론조사로 통합을 결정짓는다는 것은 주민 의사와는 상반되는 것으로 분연히 일어나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방행정체제개편추진위원 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자치구 74곳의 폐지를 논의하는데 1시간 남짓으로 1개 지자체 당 폐지에 1분도 걸리지 않았다”며 “과반수인 12표에도 못 미치는 8표만으로 안건이 가결되는 등 행개위 규정을 무시한 채 무리하게 의결이 강행됐다”고 성토했다.(관련기사 5면)

/조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