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닷컴의 “불법사찰 조계종의 경우”라는 기사를 접하고 대단히 참담했다. 언론의 이슈를 선점하려거나 특종에 대한 집착, 혹은 자신들의 이슈 주도력에 대한 과시욕은 익히 보아온 것이어서 새삼스럽지 않다. 그러나 적어도 사실에는 기반 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공적인 매체로서 ‘言論’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먼저 불교닷컴의 주장을 보자. “조계종 총무원의 반응과 불교계 언론들의 당시 반응은 참으로 의외였다. 총무원 기획실 등은 경찰의 입장을 그대로 수용하고 불교닷컴의 문제제기에 어이없다는 반응이었다. 당연히 '불법 사찰'내지는'불교탄압'에 항의하는 성명서 한 장 나오지 않았다. 불교계 언론들도 서울경찰청 수사과의 설명을 그대로 받아쓰는데 그쳤다. 파문은 일지 않았고 아무 문제가 없다는 듯 오늘까지 덮고 넘어왔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우선 경찰의 은행에 대한 개인 신상정보 제공요청과 관련해 이를 먼저 문제제기한 것은 종단의 종무원들이다. 12월 19일 경찰청 사이버 수사대장의 사과 방문 시 불교닷컴을 포함한 불교계 언론 기자들도 공개된 자리에 함께 배석했고 충분한 질의응답이 이루어졌다. 또 당시 종단 변호사와 종무원 조합 원우회장이 12월 22일 사이버 경찰대를 방문해 관련 자료에 대한 직접 검토를 거쳤다. 또 12월 23일에는 이에 대해 사과 공문을 받았다. 경찰의 입장을 그대로 수용하고 불교닷컴의 문제제기에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단발적 사안에 대해 정부의 조직적인 사찰 움직임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반응을 제대로 못한 것이 후회가 될 뿐이다.

 또 불교닷컴 또한 12월 19일자 경찰청 사과방문 이후에는 전혀 관련 사안에 대한 보도를 하지 않았다. 문제제기의 선한 의도와 발 빠른 보도에 대한 공헌은 인정하되, 그렇다고 다른 주체들을 깍아 내리려는 시도나 “오늘까지 덮고 넘어왔다”는 식의 표현으로 비방하는 것은 옳지 않다.

 아울러 모 일간지 역시 이러한 분별없는 주장을 그대로 인용하여 불교계가 “정치적 노림수”로 몰고 간다는 의구심을 나타냈다. 당시 상황에 대해 불교계 전문 인터넷 언론을 구체적으로 인용하는 수고로움을 조금이라도 나눠 종단 홍보팀에 확인했다면 다른 결론을 낼 수 있지 않았을까? 기자가 직접 당시 상황을 경험하지 않고 간접 증언을 채택해야 했다면 사실관계가 다를 수 있다는 것도 확인해야 옳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더군다나 해당 기자가 조계종단으로부터 ‘경박스런 공격’을 당했다고 주장한 칼럼을 바로 며칠 전 지면에 실었기에 그 아쉬움이 더하다.

 정보의 시대, 지식 사회의 시대에서는 다양한 정보와 증언들이 넘쳐난다. 우리가 언론을 신뢰하고 언론에 많은 기대를 하는 이유는 그들에게 그런 다양한 정보들 속에서 옥석을 가릴 수 있는 눈과 귀가 있다고 믿는 까닭이다. 지나친 과시욕이나 이슈선점의 욕망이 그들의 지혜를 가리지 않고 바른 정보와 내용이 독자들에게 전달되기를 기원한다. 늘 함께 대화하고 소통하며 종단의 개혁과 쇄신의 길을 나란히 걸어갈 것을 서원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