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용섭 의원(광주 광산구 을)은 14일 ‘21세기 장성 아카데미’ 특강에서 ▶국정원의 대선개입 ▶정부 세제개편안의 원점 재검토 ▶지방선거 정당공천 폐지 문제 등 국정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아울러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출직 공직자들이 갖춰야 할 리더십’에 대한 주제로 강연을 했다.

 14일 오후 4시 30분에 장성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이번 강연은 ‘장성 아카데미’에서 마련한 815회차 프로그램으로서, 지난 2005년 12월, 이용섭 의원이 청와대 혁신관리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을 당시 ‘정부혁신의 방향과 성과’에 대해 강연(471회)한 이후 두 번째 만남이다.

 이용섭 의원은 “8년 만에 혁신강좌의 성공모델인 ‘장성 아카데미’에서 다시 강연을 하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면서, 최근 가장 큰 이슈인 국정원 사건과 관련하여 “국정원의 대선 개입은 민주주의의 꽃이 무참히 꺾여버린 엄청난 사건이므로, 반드시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책이 마련되어야 하며, 이제 정국 정상화를 위해 대통령이 나서서 국정난맥의 매듭을 풀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이번 정부 세제개편안과 관련, “대통령은 원점 재검토 지시를 했지만, 정부여당이 아직도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땜질식 처방에 그치고 있다”고 지적하고, “먼저 대기업과 고소득자에 대한 부자감세를 철회해 조세정의를 바로 세우고, 그래도 세수가 부족할 경우에는 중산층의 세부담 증가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李 의원은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예정하고 있는 입지자들에게 “성공한 지역에는 성공한 리더가 있다”면서, 리더 역할의 중요성과 함께 선출직 공직자가 갖추어야 할 세 가지 리더십에 대해 열띤 강연을 펼쳤다.

 또한 “내년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예측성을 갖고 준비할 수 있도록 새누리당은 하루빨리 기초단체장·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를 당론으로 확정하고, 그에 따른 부작용 해소방안 마련을 위한 여야 협의를 당장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정원의 대선개입과 정국 정상화 문제

 대한민국 최고의 정보기관이며 권력기관인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은 우리 헌법질서를 뒤흔들고 국기를 문란 시킨 엄청난 사건이다.

 민주주의는 우리 헌법정신이고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 지난 대선에서 그 소중한 민주주의 꽃이 무참히 꺾였는데도 그에 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다가오는 수많은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뜻이 제대로 반영될 수 없다.

 민주주의가 무너지면 민생도, 경제민주화도, 복지도 없다. 국정원 청문회에 당사자들의 증인 참석마저도 보장되지 않는 현실에서 민주당의 장외투쟁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그러나 민생경제는 황폐화되고 사회적 갈등은 도를 넘어서고 있으며, 남북관계는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국정 위기 상황에서 여야간의 대치정국이 장기화되는 것은 누구를 위해서도 바람직스럽지 않다.

 결국 대통령이 나서서 ‘정치적 타협’을 이끌어내 국정난맥의 매듭을 풀어야 한다.

 형식은 김한길 대표와의 단독회담이 더 바람직하지만, 결국 새누리당과 국회에서 해결해야 될 문제가 대부분이므로 대통령-김한길 민주당 대표-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간 3자 회담도 무방할 것이다.

 이 회담을 통해 ▶국정원 대선개입의 한 점 의혹없는 진상규명,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원 개혁방안, 책임자 처벌 ▶NLL 정쟁의 종식 ▶남북대화록 실종 및 유출문제 등에 대한 정치적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

 이 합의가 이뤄지면 민주당도 조건 없이 장외투쟁을 멈추고 국회로 들어가야 할 것이다.

◈정부세제개편안의 원점 재검토 문제

 박근혜 대통령의 원점 재검토 지시는 다행이기는 하지만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기획재정부가 청와대, 관계부처, 새누리당과의 협의를 거쳐 발표한 새정부의 첫 세제개편안을 발표 나흘 만에 전면 재검토하는 것은 지금까지 한번도 없었던 일로서 세제개편안의 졸속, 정부여당의 무능,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대국민 사과도 없는 정부의 무책임성을 그대로 보여준 것이다.

 정부여당은 어제 세재개편으로 세금부담이 늘어나는 증세기준선을 연봉 3,45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올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것은 대통령께서 얘기한 원점 재검토가 아니라 땜질식 미봉책으로서, 아직도 문제의 본질을 제대로 깨닫지 못하는 것이다.

 국민들이 이번 정부 세제개편안에 대해 분노하는 것은 이번 개편으로 5년간 2.5조원의 세금이 늘어나는 ‘증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고소득자와 대기업·고액 재산가에 대한 감세는 계속 유지하면서 부족한 세수를 유리지갑인 봉급생활자와 경기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들자에게 떠넘겼기 때문이다.

 대기업과 고소득자에 대한 막대한 세금을 깎아주고, 이제 세수가 부족하니 ‘국민개세주의’를 내세워 봉급생활자와 자영업자들에게 십시일반이라면서 세금 부담을 떠넘기고 있기 때문에 국민들의 동의하지 않는 것이다.

 ‘국민개세원칙’은 먼저 부자감세를 철회하여 조세정의를 바로 세운 뒤에 내세워야 국민적 공감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땜질식 처방에서 벗어나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면서 복지재원 확보, 사회양극화,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고 박근혜대통령의 공약사업을 이행하기 위한 근본적인 재원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증세없는 복지는 없다’는 점을 국민들께 제대로 알리고,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이명박 정부 첫 해인 2008년부터 금년까지 연속 6년째 재정적자(적자규모 122조원)이고, 국가채무도 181조나 증가했다. 또한 올해 적자규모가 23.4조원에 달하고 세수 부족액도 최소한 13조원(상반기 세수는 전년상반기 대비 약 10조원 감소)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여기에 박근혜대통령이 약속한 중앙공약만 해도 5년간 135조원(연평균 27조원)이고 정부는 이 중 48조원을 세금으로 조달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런데도 정부의 당초 세제개편(안)에 따른 세수증대 효과는 5년 동안에 2.5조원에 불과한데, 여기서 또 아무 대책 없이 세금이 늘어나는 기준 연봉을 올려 연 4,400억원의 세금을 줄이겠다고 한다. 이것은 결국 재정파탄으로 가는 길이다.

 해결책은 먼저 고소득자와 대기업에 대한 부자감세를 철회하고, 그래도 세수가 부족할 경우에는 사회적 합의를 거쳐 중산층의 세부담을 십시일반으로 늘리는 방안을 논의해야 할 것이다.

◈기초단체장·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지난 대선에서 후보들이 내 건 기초단체장·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는 국민과의 약속이므로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민주당은 이미 전당원 투표에 의해 이들에 대한 정당공천 배제를 당론으로 확정한 바 있다.

 새누리당도 질질 끌지 말고 하루빨리 공천배제를 당론으로 확정하고, 당장 여야 협의를 통해 정당공천제가 폐지될 경우 예상되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훼손, 지방토호 세력의 난립, 여성진출 애로 등 부작용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

◈선출직 공직자가 갖추어야 할 리더십

 성공한 지역에는 성공한 리더가 있다. 따라서 광주전남이 발전하기 위한 요체는 선거를 통해 훌륭한 리더를 뽑아야 한다.

 능력 있는 사람이 도전을 회피하는 것은 현실에 안주하는 것으로서 공인의 자세가 아니며, 적임자가 아닌 사람이 중요한 공직을 탐하는 것은  지역사회와 지역민에게 큰 피해를 주는 것이다.

 선출직 공직자는 ▶도덕적 리더십 ▶혁신적 리더십 ▶소통과 상생의 리더십 등 3대 리더십을 갖추어야 한다.

 공직은 계급이 아니고 ‘헌신·봉사·절제’ 하는 자리이다. 따라서 명예와 부는 공유될 수 없으며, 도덕적으로 청렴하고 깨끗해야 지역민들로부터 권위와 신뢰를 인정받고 사심 없이 일할 수 있다. 특히 광주전남의 선출직 도전자는 ‘의향’에 걸맞게 도덕적으로 민망스럽지 않은 사람이어야 한다. 광주전남이 정의로움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이다.

 리더가 산업시대의 묵은 방식, 익숙한 관행, 권위적 행정을 버리고 새로운 변화, 창조적 발전전략, 봉사행정을 펼쳐야 지역이 발전한다. 경쟁시대에는 지역의 블루오션을 개발하여 브랜드화하고 상품화해야 지역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

 지역 내 분쟁과 갈등을 해소하고 지역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통합능력 없이는 지역을 발전시킬 수 없다. 원칙과 신뢰가 존중되고 취약계층이 보호받는 더불어 사는 공동체로 발전시켜야 행복한 지역이 될 수 있다.

 광주전남에게 아직 희망과 가능성이 있다. 유권자들로부터 선택받은 훌륭한 리더들을 중심으로 전 지역사회가 위기의식을 갖고 대처하면 경쟁력 있고 행복한 지역을 만들 수 있다.

 결국 지역민들의 지혜로운 선택만이 침체돼 있는 지역의 발전을 이끌 수 있으며, 성공한 사람이 또 다른 성공을 창출하는 법이므로 유권자들은 그 사람의 ‘말’이 아니라, ‘걸어온 길’을 보고 훌륭한 리더를 가려내야 한다.

/이민행 대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