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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임을 위한 행진곡, 누구를 위한 노래인가?
박일훈 교수(시인·법학박사·초당대학교)
 
박일훈 교수 기사입력  2015/05/16 [11:48]
 
사진(JPG) 파일로 올렸으니 노령신문 홈페이지를 방문하시어 복사 출력하시면 지면보다 더욱 선명하게 보관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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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년 광주 국립5.18묘역에서는 ‘5.18민주화운동’ 24주년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군악대의 연주와 합창단의 노래에 맞춰 목청껏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었다.



이날 대다수의 국민들은 보수와 진보를 떠나 이렇게라도 해서 5.18민주희생자들과 유족들의 아픔을 조금이나마 위무하고 이 땅에 비로소 민주주의의 참된 가치가 굳건하게 자리매김하기를 염원하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서울시장 재임시절 5.18묘역을 찾아 파안대소를 서슴지 않던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자, 국가보훈처는 아예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지 못하게 하는 대신 뜬금없이 2010년 30주년 기념행사에 방아타령을 연주하도록 해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리고 현 박근혜 정부에 들어서 보훈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대체할 공식 추모곡을 제작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영원히 퇴출시키려는 속내를 노골적으로 드러내 왔다.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 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로 이어지는 임을 위한 행진곡은 5·18광주민주화운동을 기리는 노래로써 백기완 선생의 시 ‘묏비나리’(1980. 12)에서 소설가 황석영 씨가 개사를 하고, 광주지역의 문화운동가였던 김종률 씨가 작곡했다.

 사실 이 노래는 광주 민주화운동 때 시민군 대변인으로 활동하다가 전남 도청에서 전사한 윤상원 씨와 1979년 겨울 노동현장에서 일하다 숨진 박기순 씨의 영혼결혼식을 내용으로 하는 창작 노래극 ‘넋풀이’에서 두 남녀의 영혼이 부르는 노래의 형식으로 발표됐다. 그 뒤 1982년 비밀리에 제작된 음반 ‘넋풀이-빛의 결혼식’에 수록되면서 운동권을 중심으로 일반에 널리 알려지게 됐다.

 그런데 보훈처가 기념식에서 의례적으로 불러온 임을 위한 행진곡을 행사에서 제외시킨 이유는 노래 가사 중에 “새 날이 올 때 까지…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는 대목이 마치 정권교체를 주장하는 것으로 풀이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5·18 당시 첫 번째 희생자인 고 김경철 씨의 어머니 임근단 씨는 “임을 위한 행진곡이야말로 유족의 한을 대변할 수 있는 노래”라며, “30년간 한을 담아 불러온 노래를 못 부르게 하는 의도를 도저히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또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과거 한나라당 원내대표 시절에 “나도 1980년대 초부터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시위 현장에서 매일 불렀던 노래”라며, “엄숙해야 할 기념식장에서 노래 한 곡 부르냐, 안 부르냐의 문제를 갖고 분위기를 망친 미숙한 조정능력에 대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한탄하기도 했다.

 한편 지난 2013년 6월 국회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5.18행사 기념곡으로 지정 촉구하는 결의안을 본회의에서 의결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달 6일 정의화 국회의장은 국회에서 5.18관련위원회 관계자들과 면담하면서 “국가보훈처장이 국회에서 의결된 결의안을 지키는 것이 원칙”이며, “임을 위한 행진곡의 임은 광주정신이고, 광주정신은 민주인권정신이고, 민주인권정신은 통일·통합의 정신”이라고 강조했다. 백번 지당한 말이다.

 그리고 지난달 30일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 의원이 ‘국가기념일의 기념곡 지정 등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 한 것 역시 국민을 무시하고 정권의 눈치만을 살피는 보훈처를 바로잡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고육지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임을 위한 행진곡은 비단 전두환을 비롯한 신군부세력이 잔인하고도 무력적인 방법으로 민주화운동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억울하게 회생된 시민과 학생들의 영령을 위무하기 위한 노래만은 아니다. 동학농민운동에서 4.19의거와 부마항쟁에 이르기까지 근대에 들어 이 땅의 민주주의를 위해 산화한 모든 영령들을 위한 진혼곡인 것이며, 살아남은 자가 결코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도록 권면하는 노래인 것이다.

 오늘날 프랑스의 국가(國歌)가 된 <라 마르세예즈>는 프랑스 혁명 당시 공병 대위가 작곡한 것으로 당시 의병들에게 널리 불려졌다. 그 가사는 이렇다. “우리와 맞서는 폭군의 깃발이 일어섰다…우리의 아들딸을 학살하러 온다! 무기를 잡아라, 시민들아…더러운 피가 우리의 밭고랑에 흐르게 하자.” 이 노래가 있었기에 프랑스인들은 1789년 바스티유 습격사건, 1799년 브뤼메르의 쿠데타를 넘어 1870년 보불전쟁의 뼈아픈 상처를 딛고 오늘의 프랑스를 건국할 수 있었다.

 과거의 아픔을 직시하여 극복하려 하지 않고 잊히기만을 바라는 국가는 결코 발전할 수 없다. 다만 퇴보하여 자멸하게 될 뿐이다.
◆약력
▲일본 明治大學 법학박사
▲현) 노령신문 수석논설위원
▲현) 한국문화과학학회 회장
▲현) 시인(詩人)
▲현) 초당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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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을 위한 행진곡
노무현 대통령 ‘임을 위한 행진곡’
박근혜 대통령의 ‘딴짓’하는 모습을 보시기 바랍니다.

https://youtu.be/M2JTPakZOz0?t=14 (클릭하세요)
https://youtu.be/_af2E84Pc6E (클릭하세요)

노무현 대통령의 '타는 목마름으로'이 이어집니다.

'임을 위한 행진곡'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 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날이 올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기사입력: 2015/05/16 [11:48]  최종편집: ⓒ ror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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