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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 무안군수 설왕설래 "정치에도 예의가 있다"
박일훈 초당대학교 교수·법학박사
 
박일훈 수석논설위원 ㅣ 기사입력  2015/04/19 [12:36]
 

"非禮면 勿言하고 勿動하라"
 지난 6. 4 지방선거 이후 무안군은 홍역을 치르고 있다. 민선 6기를 맞이하여 사회통합과 소통행정에 나서며 그 어느 때보다도 비약적인 발전을 이룰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무안군이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김철주 무안군수가 지난해 주재기자 두 명에게 조의금 명목으로 모두 50만 원을 건네준 것이 화근이 돼 지난 2월 16일 1심 공판에서 벌금 2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고 현재 사건이 항소심에 계류 중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진즉부터 이곳저곳에서 보궐선거를 운운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일부 인사들은 지역단체의 대소행사에 서둘러 얼굴을 내밀며 은근히 차기 군수출마의 의향을 비치기도 한다. 어디 그 뿐이랴. 사건의 당사자와는 무관한 일부 사람들은 재판에 영향을 미치도록 여론몰이를 하거나 시위를 벌이기도 한다. 이 얼마나 졸렬한 작태인가.

 안연이 스승에게 인을 어떻게 행할 것인지를 묻자, “非禮勿視 非禮勿聽 非禮勿言 非禮勿動”이라고 답했다. 논어에 나오는 공자의 가르침으로, “모름지기 예가 아니면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움직이지도 말라”는 뜻이다.

 우리가 성인이 아닐진대 그와 같이 인(仁)을 행하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항소심에서 재판 중인 상황이어서 아직 사법부의 정당한 확정판결이 나오지 않은 사안에 대해 함부로 이를 예단하여 가십거리로 삼는 일은 사람의 도리가 아니며, 예의가 아니다. 형사피고인은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된다는 이른바 ‘무죄추정의 원칙’을 선언한 헌법 정신(제27조 4항)을 크게 훼손하는 일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미풍양속에는 망자의 유족을 위로하고자 적지만 작은 정성을 담아 조의금을 전달하는 관행이 있어 왔고, 분명 아름다운 전통문화의 하나로써 오랜 동안 자리매김해 왔다.

 하지만 이를 공직선거법에서 금지하고 있다면 위반해서는 안 될 일이며, 당해 법규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었다고 해서 결코 용서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구성요건에 상응하여 형벌을 부과할 때는 여러 정상을 참작하여 사법부의 권한으로 판단을 내리는 것이므로 일반인은 그 결과의 추이를 기다리는 미덕을 가져야 한다. 더욱이 압도적인 지지로 지금의 군수를 선택한 무안군민의 입장에서는 소소한 일로 곤욕을 치르는 당사자에 대하여 오히려 연민의 정을 가질 수도 있는 일이다.

 논어 옹야편에 공자의 제자 자유는 행불유경(行不由徑)이라고 했다. 길을 가고자 하면 지름길을 택하지 말고 큰길로 가라는 뜻으로 행동을 공명정대하게 하라는 말이다. 모름지기 선출된 공직자라면 과거를 개혁하고 인사를 혁신하여 마땅히 대로행(大路行)해야 하며, 언제나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 공직자는 고인 물조차도 발 담그기를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번 일도 한 발을 오물에 담그고 있다가 벌어진 일이 아니던가.

 무안은 예로부터 무농안민(務農安民)하는 곳이요, 지리적으로 대단히 수려한 곳이다. 리아스식 해안이 펼쳐지고 청정한 갯벌에서는 여타지역에서 맛보기 어려운 세발낙지와 숭어가 뛰어놀고 있다. 적당한 해풍과 질 좋은 황토 흙이 빚어내는 양파와 마늘은 전국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전남의 군 단위지역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우리 무안은 도청소재지로써 신도시개발이 확산되면서 인구 유입이 꾸준히 늘어나 무안시 승격을 목전에 두고 있다.

 어디 그 뿐이랴. 인재양성을 위한 통합거점고교인 ‘무안고등학교’가 올 3월 무안읍에 정식 개교함으로써 젊은 인구의 유입과 함께 명실상부하게 서남권의 인재를 육성하는 데 크게 이바지하게 됐다.

 무안이 조속히 안정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사회질서의 회복을 통해 무안군과 지역민의 사회통합을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출발점에 인적쇄신과 함께 용서와 화해가 있다. (4월 27일자 지면 게재)

◆약력
▲일본 明治大學 법학박사
▲현) 노령신문 수석논설위원
▲현) 한국문화과학학회 회장
▲현) 시인(詩人)
▲현) 초당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
 
기사입력: 2015/04/19 [12:36]  최종편집: ⓒ ror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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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옳으신 논설이외다 지극 15/04/19 [13:22]
교수님이 열거하신 말씀 지극히 옳으신 말씀입니다. 모든 사안은 자신의 입장에서 살펴봐야 합니다. 자신이 어려운 환경에 처했을 경우 누군가 비방하고 나서면 얼마나 가슴 아프겠습니까. 모든 분들이 교수님 글을 읽고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수정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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