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광주민중항쟁이 31주년을 맞고 있습니다.
‘80년 5월, 광주, 시민’은 한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평화의 상징입니다. 이 땅의 민주주의와 평화, 인권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영령들의 영전에 다시금 무릎을 꿇고 허리를 숙여 깊은 추모의 묵념을 올립니다. 또한 아직까지도 투옥과 고문, 부상의 후유증으로 고통 받고 계신 피해자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 날로부터 31년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들의 5월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날의 발포 책임자에 대한 진상규명도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민주주의는 철저히 후퇴했습니다. 한반도의 평화는 사라지고, 불안감만이 팽배합니다.
뿐만이 아닙니다. 이 땅의 민주와 인권, 평화를 위해 흘렸던 5월 광주 영령의 피와 눈물은 다시금 ‘망각의 늪’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국가기념일로 지정은 되었으나, 대통령은 3년째 기념식 참석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그 날 5월의 거리에서 쓰러져 갔던 열사들의 넋을 위로하는 음악은 더 이상 기념식의 공식 음악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영령들의 넋을 위로하는 자리에 “방아타령”이 배경으로 흐르는 웃지 못 할 촌극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2012년 정권교체로 광주의 자존심을 세웁시다.
모든 것이 30년 전으로 되돌아갔습니다.
현 정권이 외면하고 싶은 것은 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아니라 민주주의입니다. 언론을 장악하여 시민의 눈과 귀를 가로막았습니다. 촛불시위는 물론이요 평화적인 기자회견조차 허용하지 않으면서 시민의 입을 막았습니다. G-20 포스터에 ‘쥐그림’을 그렸다는 이유만으로 처벌하는 국가, 이것이 이명박 정권이 외면한 민주주의의 현실입니다.
총칼만 들지 않았을 뿐 민주주의를 짓밟는 것은 30년 전과 똑같습니다. 민주와 평화와 통일을 외치는 광주 시민의 목소리를 총칼로 짓밟았던 그 때 그 시절과 전혀 다를 바 없습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민주주의를 회복해야 합니다. 시민들을 위해 존재하는 정부가 아니라 시민을 위해 군림하는 정권, 이명박 정권을 심판해야 합니다. 지극히 민주적인 방법으로 심판해야 합니다. 작은 이익에 광주의 자존심을 팔지 말고, 2012년 정권교체로 광주의 자존심을 세웁시다. 민주적 정권교체야말로 광주 정신을 계승하는 길입니다.
5월 정신을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으로 승화시켜야 합니다.
광주와 5.18은 분단체제가 낳은 현대사의 아픔입니다.
지금도 광주민주화 운동의 유네스코 등재를 막고자 ‘한줌도 안 되는’ 보수세력은 5.18이 북한 특수부대의 소행이라며 허위사실을 유포하고 있습니다. 분단이라는 현실이 국민들의 마음까지 갈라놓았기 때문입니다. 분단을 종식하고 한반도에 영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야 말로 5월 정신을 계승하는 일입니다.
지난 민주정부 10년 동안 쌓아왔던 남북교류 협력의 공든 탑은 순식간에 무너졌고, 대결과 반목의 시대로 회귀했습니다.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머리를 모았던 6자회담도 현 정부 들어 단 한 차례도 개최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누구도 북한의 핵개발을 통제할 수 있는 어떠한 수단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제 5월 정신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으로 승화시켜야 합니다. 대립과 반목의 남북관계를 청산하고, 북한 핵 문제에 대해 관련국들과 진지한 해결책을 만들어 궁극적으로 한반도에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이야말로 5월 정신을 계승하는 길입니다.
광주 5월 정신으로 동북아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를 열어갑시다.
군사독재의 총칼에 맞섰던 광주시민의 그 용기와 정의감,
무정부 상태에서도 단 한 건의 절도나 형사사건이 없었던 공동체 의식,
죽어가면서까지 지키고자 했던 민주와 평화의 정신,
이 모두가 이제 새로운 시대를 여는 원동력으로 다시 살아나야 합니다.
그 시작은 광주입니다.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세워야 합니다. 광주를 넘고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전체에 울려 퍼지는 평화의 시대정신으로 자리 잡아야 합니다. 한반도의 불안한 대치를 화합과 평화로 바꾸고, 전쟁의 위협을 사라지게 해야 합니다. 대결과 반목을 종식시켜 화해와 평화, 민주와 인권의 새 지역공동체를 만들어나가야 합니다. 남과 북, 중국과 러시아, 일본과 미국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평화의 동북아를 만들어가는 기본정신으로 5월 정신을 계승합시다.
그것이야말로 5.18 영령들의 숭고한 민주, 평화, 인권의 정신을 올바로 계승하는 일입니다. 이제 광주가 나섭시다. 민주주의의 신장, 남북관계 개선,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으로 아시아 대륙을 넘어 전 세계로 번져나가는 평화와 번영의 새 시대를 만듭시다.
민주당 최고위원 박주선(광주시 동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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