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는 자존심 싸움 멈추고 주도적으로 대화 시도하라”
 북한이 8일 개성공단 사업을 잠정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이미 장거리 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에 이어 끊임없이 긴장감을 고조시켜 왔다. 이번에는 민간부문인 개성공단까지 활용해 위협 수준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개성공단은 남북 정상이 합의해 2004년 문을 연 이후 남북 간에 무력충돌이 있을 때도 가동을 멈춘 적이 없다.

 개성공단은 남북이 함께 상품뿐만 아니라 평화까지 생산하는 곳이다. 개성공단은 무슨 일이 있어도 남북 상생의 보루로 남겨 두어야 한다. 이를 성급하게 폐쇄한 책임은 북측 당국이 전적으로 짊어져야 옳다.

 그렇다고 하여 박근혜정부의 책임이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강경일변도의 우리 측 대응이 과연 최선인지를 깊이 생각하여야 할 심각한 국면이다.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어제 “섣부른 대화를 시도하지는 않겠다”고 했다. 그렇다면 차분하고 진지한 대화를 시도하면 되는 것 아닌가.

 북한의 도발을 막기 위한 외교적, 군사적 억제는 분명히 필요하다. 그러나 그 억제 노력의 이면에서는 끊임없이 대화 채널이 가동되어야 한다. 그래야 파국을 예방할 수 있다. 대북정책의 최종목적은 평화라는 점을 명심하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미국은 지난 주말, 당초 오늘로 예정했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북한의 오판이나 도발의 빌미를 제공하지 않기 위해 연기한다”고 밝혔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이틀 전 중국외교부장과 전화통화에서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한 협조를 요청한데 이어 11일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면담을 한다.

 이처럼 주변에서는 한반도 긴장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마당에 남북 당국자들만이 강 대 강으로 치닫고 있다. 혹여라도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담보로 ‘적대적 공존’을 노리고 있다면 보통 문제가 아니다.

 대책 없이 강경론만 외치다 국제사회가 대화국면으로 돌아서면 우리만 고립된다. 당사자인 우리가 주도권을 잡고 위기국면 타개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북한이 먼저 변화의 손짓을 내밀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우리가 먼저 대화 제의 등 주도적인 제안을 내 놓아야 한다.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자존심을 버리고,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지혜를 발휘할 때다. 그것이 박근혜정부가 좋아하는 ‘창조적’ 사고이다.

 북한은 개성공단을 즉각 정상화해야 하고, 박근혜정부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화에 나서야 한다. 특히 정치와 경제는 분리해서 접근해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첫 걸음이 여기에 있다.

◈이용섭 의원 약력
▲전남 함평(1951) ▲학다리고등학교 ▲전남대학교 ▲미시간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석사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경제학 박사 ▲제14회 행정고시 합격▲제20대 관세청 청장 ▲제14대 국세청 청장 ▲대통령비서실 혁신관리수석비서관 ▲제8대 행정자치부 장관 ▲제14대 건설교통부 장관 ▲제18대 국회의원 (광주 광산구을/민주당) ▲민주당 대변인 ▲제19대 국회의원 (광주 광산구을/민주당)▲▲민주통합당 정책위의장 ▲제12회 백봉신사상 신사의원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