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가오는 4·11 총선의 시대적 의미가 무엇일까? 한 마디로 말해, 나는 그것이 사회경제적 민주화라 생각한다. 해방 이후 압축적 근대화의 과정에서 경제성장과 정치적 민주화는 상당 정도 진전되었지만, 사회경제적 민주화의 진전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1997년 IMF 경제위기 이후 급속히 심화된 사회 양극화는 오히려 사회경제적 민주화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그런 점에서 4·11 총선은 향후 사회경제적 민주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전환의 계기로서의 의미를 지닌다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사회경제적 민주화는 어떻게 이룰 수 있나? 그 주요 방안의 하나는 경제 민주화이다. 이를 통해 현재 재벌과 대기업이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시장에서 각 경제주체들 간에 공정한 질서를 구축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또 하나의 방안은 보편적 복지이다. 이를 통해 그 동안 이루어졌던 시장의 불평등을 개선하여 보다 평등한 사회를 구축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사회경제적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일종의 ‘민주적 경제발전’도 필요한데, 그것은 사회경제적 민주화가 새로운 형태의 경제발전의 기반으로 이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튼, 사회경제적 민주화를 위해서는 4·11 총선에서 무엇보다도 먼저 다음과 같은 과제들이 해결될 필요가 있다. 그것은 그럼으로써 이후 사회경제적 민주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정치적 환경이 구축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첫째, 젊은층의 선거 참여가 대거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사회경제제적 민주화에 대해 제대로 된 인식과 이해관계를 지닌 젊은층이 사회경제적 민주화의 새로운 주역으로 나서야 하기 때문이다. 사실 1987년 민주화 이후 새로운 유권자로 편입되었던 젊은층은 그 동안 투표에 참여하기보다는 정치적 무관심 또는 정치 혐오의 태도를 보여 왔다. 그리고 그것은 결과적으로 사회 양극화를 방조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 젊은층은 사회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서기 시작했는데, 지난 2010년의 6·2 지방선거의 결과가 바로 그 점을 드러내주었다. 그러니 만큼 4·11 총선은 이에 대한 젊은층의 적극적인 참여를 더욱 분명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둘째, 젊은층의 적극적인 투표 참여가 아래로부터 이루어지는 것이라면, 위로부터는 그들의 이러한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민주진보진영의 연합정치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다. 그래야만 그 집권을 통해 사회경제적 민주화가 실현될 가능성이 보다 높아지기 때문이다. 사실 그 동안 민주진보진영은 지역주의 정치의 전개 과정에서 분열상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사회경제적 민주화의 새로운 시대적 과제가 등장함에 따라 그들은 이제 서로 단결하고 있고, 그것은 민주진보진영의 연합정치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민주진보진영은 그것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고 향후에도 지속될 수 있도록 최대의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셋째, 지역주의 정치가 약화되고 궁극적으로는 소멸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역주의가 강고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는 상태에서는 사회경제적 민주화 추진의 정치적 동력이 결집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 6·2 지방선거의 결과는 강원도와 충남에서 그리고 경남에서 지역주의가 상당 정도 완화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이번 4·11 총선에서는 그 완화를 더욱 촉진시킬 필요가 있으며, 그런 점에서 특히 패권적 영남지역주의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는 부산·경남지역의 낙동강 벨트의 선거 결과는 매우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그동안 우리의 민주주의는 정치적 민주화라는 절반의 민주주의에서 그 진전을 멈추고 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남은 절반의 민주주의인 사회경제적 민주화를 달성함으로써 보다 온전한 민주주의를 이룰 필요가 있다. 그러한 정치적 계기를 만드는 것, 그것이 바로 4·11 총선의 보다 진정한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