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재보궐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이번 재보궐선거는 역대 재보선과는 달리 일정이 매우 빠듯한 실정이다. 이러한 촉박한 시일과 국회 일정 및 서울시장 재보선 일정이 맞물리면서 여·야당 모두 재보선 후보를 전력공천 쪽으로 가닥을 잡는 양상이다.

  孟子 盡心章句上(진심장구상)에 “食而弗愛(식이불애)이면, 豕交之也(시교지야)요. 愛而不敬(애이불경)이면, 獸畜之也(수축지야)니라.”고 했다. 즉 “먹이고 사랑하지 않으면, 돼지로 사귐이요. 사랑하고 공경하지 않으면, 짐승으로 기르는 것이다.”라는 뜻이다.

  자유주의 국가이던 공산주의 국가이던 간에 각각 정당이 있다. 정치는 정당을 근본으로 태생하며 발전한다. 그 틀 속에 당원이 있고 당원은 정당 활동을 통해 정치역량을 키워가며 대통령, 국회의원, 광역시도지사.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 등의 현실 정치무대에 진출한다.

  지난날 우리는 하향식 벼락공천으로 정당이 두 토막 나며 지역 인심이 갈라지는 폐단을 수없이 봐왔다. 이러한 폐단을 막기 위해 상향식 공천제도가 도입되었지만 당원을 배제한 국민경선이란 또 다른 제도로 인해 정당의 존립이 크게 위축되면서 많은 혼란을 야기 시켰다.     

  정당의 기본적 구성은 당원이다. 오늘날 민주화를 이룬 뒤안길에는 국민과 민주당원이 있었다. 민주화 열망이 뜨겁게 불타오를 때도 국민과 민주당 당원이 자리를 지켰다. 처절한 투쟁으로 얻은 민주화운동으로 오늘날 민주노동당 등 진보정당이 자리잡으며 회귀하는 독재와 맞서 싸우고 있다.

  지금 정치 구도가 국가와 정당을 위해 헌신적으로 투쟁했던 당원을 배제하는 양상이 곳곳에서 불거져 나오고 있다. 필요할 때는 당원을 앞세우고, 정녕 목표가 달성되면 황야에 방치하는 잘못된 정치풍토는 도축장에 내다 팔기 위해 기르는 돼지와 별반 다를 게 없는 것이다.

  오는 10월 26일 무안군 장성군 화순군은 군의원, 또 함평군과 장성군은 도의원의 보궐선거가 실시된다. 사정이야 어떻던 의원 자격을 상실한 분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10.26 재보선을 앞두고 많은 말이 들린다. 정당생활과는 무관했던 자가 국회의원에 줄을 대고 있다는 등. 공천권자가 국민이 되었건, 국회의원이 되었건, 당원이 되었건 간에 이번 공천은 정당 기여도를 높이 평가해야 할 것이다. 정당 기여도를 무시한다면 앞으로 누가 정당을 위해서 헌신하겠는가?

  공천 기준에 정당 기여도를 앞세우면 정당의 존립기반인 당원의 사기를 충족시키는 효과와 반면에 많은 인재가 정당에 가입하여 활동하는 새로운 활력을 불어 넣는 촉매제 역할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다.

  이번 10.26 재보선을 시작으로 새로운 공천 혁명을 일으켜보자. 정당 기여도와 인품, 사회 공헌도, 직무 수행능력을 갖춘 훌륭한 후보를 공천하여 정치에 등 돌리는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안겨주자.

  孟子(맹자)는 “大匠不爲拙工改廢繩墨(대장불위졸공개폐승묵)이라”고 했다. 즉 “훌륭한 목수는 서툰 목수를 위해 먹줄(승繩)과 먹(묵墨)을 고치거나 없애지 않는다.”는 말이다.

  우리 먹줄을 한번 멋있게 훌륭하게 튕겨보자. 그리하여 모든 민중이 편히 쉴 수 있는 아름다운 집을 지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