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이 분당설과 함께 당명 개명 움직임이 있다고 한다. 작금의 새정연을 돌아보면서 ‘호취호산호폐호작(好聚好散好廢好作)’이란 용어를 붙여주고 싶다. 흩어졌다 모으기도 좋아하고, 당명도 없앴다가 만들기도 좋아해서 말이다.
새정연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3선개헌 반대와 유신체제 반대를 외치며 수많은 탄압을 받았고, 12.12사태 후 또 다시 수난을 겪으며 1987년 6월 항쟁을 통해 6·29 항복 선언을 이끌며 대통령직선제 개헌을 이뤄내며 정치적 민주시대를 열었다.
그러나 김영삼·김대중·노무현 대통령을 거치며 정치적 이념은 ‘민주 대 반민주’에서 ‘보수 대 진보’로 대립되고, 경제적 이념은 ‘신자유주의 대 경제(복지)민주주의’로 대립구도가 형성되며 정당간 사회계층간 마찰을 빚으며 새로운 갈등 국면으로 대두되며 사회통합에 큰 혼선을 야기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복지정책은 민주당에서 시작되었다. 2010년 10월 3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보편적 복지’가 당헌으로 채택되었다. 그러나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2010년 12월 ‘한국형 복지국가 구상’을 발표하며 더 큰 관심을 불러 모았다. 정책을 뺏긴 것이다.
이런 와중에 중심을 잡고 ‘민생 복지’ 마련에 헌신해야 할 새정치민주연합은 친노와 비노로 나뉘며 5천만 국민에게 불신을 심어주며 희망과 열망을 스스로 앗아가 버렸다. 정권교체에 대한 집념은 찾아 볼 수 없고, 과거 동지애와 화합의 정신도 사라져 버렸다.
孟子 盡心章句上에 “不仁者(불인자) 安其危而利其菑(안기위이리기치) 樂其所以亡者(락기소이망자), 어질지 못한 자는 그 위태로움을 편안히 여기고, 그 재앙을 이롭게 해서 망하는 바를 즐거워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당이 어려울 때 전면에 내세워 당을 수습한 손학규 전 대표를 몇 차례에 걸쳐 신한국당 출신이란 이름으로 용도폐기에 열을 올리며 정권교체는커녕 수도권 지지기반 마저 새누리당에 빼앗겨 버렸다.
제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당의 혁신을 통해 전과자(민주화전과 제외)를 공천에서 축출하며 당의 선명성을 내세워 총선 대승리와 더불어 정권까지 재창출했다. 반면에 당시 민주당은 국민이 혁신하라는 준엄한 명령을 거부한 채 공천 잡음을 일으키며 총선에서 패하고 정권 창출의 기회마저 상실하는 우를 범했다.
새정연이 또 혁신을 부르짖고 있으나 대다수 국민들은 과연 선명야당의 기치를 꽂을 수 있을까 의아해 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결과는 공직자로서 지녀서는 안 될 나쁜 전과기록을 가지고 있는 국회의원들이 기득권을 쥐고 있어 살과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당을 이끄는 주자도 극명하게 다르다. 현재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5선 의원인 반면, 문재인 의원은 초선에 불과하다. 그렇다고 장관직을 수행한 적도 없다. 무릇 정당의 지도자와 대선후보라면 적어도 3선 이상의 의정 경력이 있어야 하는 게 관례였으나, 그 관례가 새정연에서 깨졌다.
국민들은 실체도 없는 신당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당을 이끌고 나갈 지도자가 없기 때문이다. 정당 지지율도 새누리당은 큰 변화 없이 40% 이상 나오고 있는데 반해, 새정연은 20%대를 왔다갔다 하며 지리멸렬한 상태를 수년째 보이고 있다. 이는 새정연이 국민의 희망을 대변하는 정당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시켜 주는 지표이다.
초나라 장수 항우는 진나라를 치러 갈 때 솥을 모두 없애라고 명한 후 3일치 식량만 지니고 출전하여 승리를 거뒀다고 한다. 이를 파부침주(破釜沈舟)라고 한다. ‘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힌다’는 말로 ‘결사의 각오로 적과 싸우겠다’는 결의를 나타낼 때 흔히 쓰는 용어이다. 오늘날 새정연에 딱 들어맞는 말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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