孟子에 “進銳者(진예자)는 用心太過(용심태과)라 其氣(기기) 易衰故(이쇠고)로 退速(퇴속)이니라”고 했다. “재빠르게 나아가는 자는 마음을 씀이 크게 지나쳐, 그 기운이 쉽게 쇠하여 물러남이 빠르다.”는 말이다.
모레(27일) 현경에서 ‘송정~마산 도로공사’ 기공식이 있다고 한다. 그것도 못자리 관리하랴, 양파·마늘 관리하랴, 이 바뿐 때 말이다. 높은 곳에서 높은 양반들 내려온다고 하니 기공식에 ‘갈 것인가? 말 것인가?’ 하는 주민들의 ‘안절부절’ 하는 모습이 눈에 훤히 보인다.
이것뿐이랴. 공무원은 어떠하랴, 이 지역 국회의원도 오시고, 중앙정부에서 높으신 분도 오신다는데 눈코 뜰 새 없이 바뿐 주민에게 “높으신 분들이 오시니까 기공식에 참석해 주라”고 말을 하기도 난감한 입장일 것이다.
하기야, 이윤석 국회의원의 18대 국회의원 선거 공약대로 ‘4차선 확장공사’라도 시행된다면 그냥 신명나서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이윤석 의원 칭송하고 싶어서라도 나오겠지만.
이윤석 의원 공약대로 지난 2009년 6월 1일 국토해양부 익산국토관리청은 “무안 현경~해제간 24번 국도 4차선 확장사업 18km 구간에 970억원을 투입하여 건설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참 가관이다. 느닷없이 1년 후 2010년 7월 22일 “이윤석 국회의원은 과천 정부청사 국토해양부 장관 접견실에서 ‘무안지역 현경~해제간 국도 4차선 확장 공사 예산을 달라’며 농성을 벌였다.”고 언론을 도배했다.
기 막힌 일이다. 국토행양부 장관실 농성이 먹혔는지? 지난 1월 익산청은 ‘송정~마산 도로공사’라는 이름으로 223억원을 투입 ‘2차선 도로’를 건설한다고 밝혔다. 현경~해제간 국도 4차선 확장사업 18km 구간에 970억원을 투입한다는 말은 어디로 가고.
우스운 이야기다. 이윤석 의원이 공약에도 내세웠고, 2010년 의정보고회에서도 ‘현경~해제간 도로’를 기필코 4차선으로 확장·포장하겠다고 수십번 선언했었다. 그런데 李 의원이 약속한 ‘현경~해제간’ 18km 도로 확·포장 공사도 아니고, 뚝 잘라 먹은 ‘송정~마산 도로공사’ 9.61㎞, 그것도 2차선 공사한다고 높으신 분들 모시고 기공식을 한다고 한다. 이 바뿐 때 말이다.
참 어설프다. 이윤석 의원은 선거 당시와 의정자료 및 의정보고회를 통해 가난한 농민의 자식임을 강조했다. 들판에는 온갖 작물이 자라고 있고 수확을 앞두고 있다. 이 시기에는 농민들은 ‘낯 세우기’ 행사보다는 논밭에 와서 말을 안 시키는 것을 보배로 여긴다. 농번기 시절은 寸陰(촌음)도 아까워 새벽별 보며 나가 달 뜨는 것 보고 들어오기 때문이다.
짚고 넘어가자. 이윤석 의원은 2008년 무소속 이어 2009년 민주당 복당 뒤 연속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에 재선임 되면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활동을 통해 무안군의 도로건설(현경~해제) 등 SOC 사업 예산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군민은 철석 같이 믿었다. 李 의원은 국토해양부 타당성조사가 잘못되어 다시 조사할 것을 요구했다고 했다. 그러나 다시 조사한 타당성조사 결과는 국도 24호선 현경-해제간 확장 공사의 경우, 설계 당시 예측교통량이 일일평균 1만4천999대였으나, 재조사 결과 4천824대로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李 의원이 부당하다고 제기한 것과는 달리 ‘현경-해제간’ 확장 공사가 시급하지 않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도 ‘송정~마산 2차선 도로공사’ 기공식을 한다고 한다.
지역민을 철저히 우롱하고 있다. 이윤석 의원은 2008년 7월 8일 “국토해양부 정종환 장관을 만나 현경-해제간 국도 4차선 확장공사의 예산지원을 강력하게 요청했다.”고 했다. 그 후 2008년 9월 9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2009년 예산을 반영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특히 李 의원은 2008년 12월 15일 “내년 세입·세출예산안에 현경~해제간 국도 4차선 확장을 위한 신규사업비 75억원이 반영됐다.”고 밝혔다. 이러고도 이제 와서 2차선 도로공사 기공식을 하겠다고 한다. 이 바뿐 와중에.
내년 총선이 다가오고 있다. 약속을 지키는 일이 아니고, 사특한 마음으로 주민의 눈과 귀를 최면 시켜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 하지 말자. 하늘에는 새가 있고, 땅에는 쥐가 있다.
孟子는 이렇게 가르쳤다. 孟子 盡心章句下에 “不能行者(불능행자)는 令不行也(영불행야)니라”고 했다. “일을 행하지 아니하면 명령이 따르지 않는다.”고. 쉬이~ 물렀거라. 민중이 나가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