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착敗着이란 말이 있다. 바둑에서 그곳에 돌을 놓음으로서 결과적結果的으로 지게 되는 악수(惡手)를 말한다. 흔히 대마大馬가 잡혔다고 할 때 패착에서 기인 된 것이다.
이명박정부 패착 중 최악의 패착은 4대강 사업이며, 박근혜정부의 최악의 패착은 윤창중 등용을 들 수 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패착 중의 패착은 금강산과 개성공단 폐쇄閉鎖이다.
패착敗着이란, 인생으로 치자면 해서는 안 될 일을 해버린 것이다. 패착으로 순조롭던 인생 여정의 한판이 완전히 버려버린 결과다. 사람이 절망에 휩싸여 곤궁에 처하면 온갖 기교技巧를 부리게 된다. 이 때 패착을 두어 더 깊은 절망의 나락奈落으로 스스로 추락하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게 된다. 한마디로 인생살이가 뒤헝클어져 버려 자신도 어느 곳을 걷고 있는지 파악이 안 되는 지경에 이르고 만다.
이를 두고 대성大聖 공자孔子께서는 論語 3곳에 걸쳐 “巧言令色 鮮矣仁(교언영색 선의인)”이라고 했다. 곧 “말을 교묘하게 하고 얼굴 빛을 꾸미는 사람치고 어진 사람이 없다”라는 말이다. 공자는 어진 자와 그렇지 못한 자를 구분하는 기준을 교언巧言과 영색令色을 들었다. 인자仁者 즉 어진 사람이란, 품행과 능력이 올바른 사람을 의미한 것이다.
교언巧言이란 과장된 말, 허황된 말, 거짓된 말 등을 이른다. 진실성이 결여缺如되고 과장된 말과 허황된 말, 거짓말로 허풍을 떠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런 교묘한 말이 그럴듯하여 오히려 잘 먹혀 들어가 정치꾼은 선동·선전 정치에 이용하고, 사기꾼들은 횡령·사취 수단으로 자주 사용한다.
영색令色이란 올바르지 못한 품행으로 얼굴과 몸짓에 나타난다.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고 불안한 마음을 심어주는 행위이다.
그러나 영색도 영색인지 뻔히 알면서도 휩싸이며 먹혀 들어간다. 정치인은 온갖 얼굴빛과 치졸한 태도를 취하며 선거가 닥치면 얼굴을 바꾸고 사기정치에 열을 올린다. 사기꾼도 그럴싸한 자가승용차에 정장 넥타이 하고 나타난다. 전혀 사기꾼이 아닌 것 같아 선량한 민중들은 빠져든다.
비견한 예로 은행이나 백화점을 가면 90도 각도로 인사한다.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존경심의 발로發露가 아닌 줄 알며 우리가 오히려 憫?해 하면서도 받아들인다. 이것이 영색令色의 표본標本인 것이다.
함평 동함평산업단지 조성과 관련하여 많은 의혹疑惑 제기가 있었다. 감사원 감사를 받고, 법적 소송도 당했으나 며칠 전 당당히 착공했다. 앞으로 그들은 어떤 교언巧言과 영색令色으로 행보를 보일지 궁금하다.
만약 그들이 정치적 목적으로 동함평산단을 둘러싼 의혹을 제기하려 했다면 시기적으로 적절치 못했다. 금년 12월경에나 착수해야 내년 선거를 앞두고 소기의 목적과 성과를 이룰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것보다 패착敗着을 두었다고 한다. 오히려 정치적 상대 진영의 선거운동을 도와 준 결과를 초래招來한 것이다. 대마大馬를 잡으려다 되려 大馬를 잡힌 결과를 만든 것이다.
나주도 미래산단과 관련하여 시의원 사퇴 등 연일 공방전이 뜨겁다. 시 당국은 의회 승인을 받아 다시 추진하고 있고, 시민단체는 의혹 해결이 급선무라고 대치하고 있다. 어느 쪽이 패착을 둘 것인지 지켜 볼 일이다.
무안도 정치 거목들이 내년 지방선거와 20대 총선을 향해 대치하고 있다. 무안기업도시 관련 두산중공업이 법정 소송을 제기하여 수십억원이 날아 갈 판이다. 그렇지 않아도 군 재정 형편이 열악한 가운데 안타까운 일이다. 이곳도 패착정치가 도사리고 있어 한 판 승부가 어떻게 귀착될지 두고 볼 일이다.
교언영색巧言令色으로 인간관계를 오랫동안 감동感動 시킬 수는 없다. 感動이란 순수純粹하고 고결高潔한 마음에서 우러나기 때문이다.
중용中庸에 “寬柔以敎(관유이교)요, 不報無道(불보무도)라.”라고 했다. 즉 “관용과 부드러움으로써 가르치고, 도리에 어긋나더라도 보복하지 않는다”라는 뜻이다. 쉽지 않은 일이지만 모두를 포용包容하고 얼싸 안고 살 수 있도록 노력하자. “和而不流(화이불류), 함께하되 휩쓸리지는 않는다.”라는 말이다. 包容이란, 승리자만이 누릴 수 있는 ‘아름다움 마음’ 아닌가?
하기야, 필자筆者도 패착敗着된 삶의 연속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