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터널이 너무 길다
서삼석 전 무안군수
 밤낮으로 달리는 평행선의 열차도 그 ‘터널’의 긴 끝자락이 있거니 만, 끝없이 공방만 거듭하는 이 정국은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천리 길 안개 속이다. 국민의 절규와 서민의 목소리는 늘 수면 아래에 있고, 가공된 미디어의 산물들만이 판을 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리 땅 덩어리가 작은 나라라고 하더라도 결코 아름다울 수 없는 재벌가의 ‘형제의 난’을 그리도 열심히 각색해 주고 있는지…. 가난하고 식구 많은 흥부네 이야기라면 가슴에 와 닿기라도 할 텐데 말이다.

 정치는 국민들에게 어느 정도는 예측 가능하게 다가서야 하는데, 그러기는커녕 신비의 세계도 아닌 것이 오히려 답답하다 못해서 무관심층만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내년 총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각각의 입장을 내 놓고는 있는데, 셈법이 가지각색이어서 뭘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국민은 어차피 하나인데도 말이다. 수없이 쏟아 내는 선전과 구호만 난무할 뿐이고, 야당의 혁신안마저도 아직까지는 숨죽은 겉절이 정도라고 밖에 여겨주질 않는 것 같다.

 국민과 유권자들이 제일 눈여겨보는 대목은 다음 선거를 치르기 위한 각 당의 후보선정에 관한 기준일 것이다. 빨리 알리고, 어렵게 노력해서 신중하게 선택 받으려고 해야지, 시간을 끌고 복잡한 생계형의 셈법만 내놓는 것은 결코 유리하지 않을 것이다.

 정직한 정부가 국민을 편하게 한다. 따라서 정직한 후보를 내세우는 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훨씬 더 있다. 그런 후보자들의 당선이야말로 정직한 정부도, 국민을 편하게 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세상에 큰일들이 있을 때 마다 국민과 언론은 정치권의 향배에 관심을 갖기 마련이다. 지난 세월호, 고 성완종 리스트 사건과 국정원 직원의 자살 사건을 비롯해 크고 작은 사건들이 얼마나 많이 있어 왔는데도 불구하고 그중에 단 하나라도 제대로, 시원하게, 국민이 납득할 만한 맺음이 된 게 없다.

 정책을 놓고 설전을 벌이는 것은 차라리 이해라도 가지만, 중대한 정부 실정을 가지고 공방만을 벌이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차라리 훗날 역사에 기대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국민 앞에서는 큰 절은 고사하고 책임지는 문화도 쉽지 않게 보이는 현실이다.

 여야의 정치혁신은 공천의 선명성 경쟁에서부터 분명히 시작 될 것이다. 조금이라도 틈을 보인다면 혹독한 선택에서 비켜설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줄을 서든 계파 간에 모임을 하던 그것은 자유다. 다만 그 누구라도 그런 것에 관해서 피상적으로라도 드러 내놓고 말을 만들거나 지어내서도 안 된다. 왜냐면 국민과 유권자들이 원하는 것은 소수의 친위 보다는 친민(親民)과 친서(親庶)를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서는 의사(義士)도 열사(烈士)도 역사속의 이야기에서나 가능한 것이다. 이 혼탁한 정국에 몸을 던져서라도 바로 잡고 세우려는 정사(政士)가 필요할 것 같다.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고 줄이는 일 보다는 국민들로부터 그렇게 비난과 지탄을 받아 온 특권 내려놓기를 구체화 하고, 방대한 권한과 과다한 세비, 그리고 각종 수당 등을 현실화해서 그만 못한 이들에게 돌려지기를 학수고대 해 본다.

 다가오는 총선의 긴 여정을 두고 달리는 어떠한 열차도 국민과 서민을 레일로 두고 정직한 기관사만이 그 긴 터널을 안전하게 빠져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서삼석 걸어온 길
▲무안군 출생(1958)▲조선대학교 행정학과 졸업▲전남대학교 대학원 NGO학박사
▶사회 경력
▲제5대~제6대 전라남도 도의원▲무안군장애인협회 후원회장(전)▲제42대-43대-44대 무안군수(3선)▲조선대학교 정책대학원 객원교수(현)
▶수상 경력
▲제2회 풀뿌리 민주대상 광역의원우수상(2001)▲제4회 풀뿌리 민주대상 우수단체장상(2003)▲한국언론인 포럼 지방자치대상(2006)▲전남투자유치대상 최우수시군 선정(2009)▲대한노인회 감사패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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