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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책임감만 무거운 3선 도의원의 소회(所懷)
전라남도의회 의원 임 흥 빈
 
임흥빈 도의원 ㅣ 기사입력  2015/07/13 [09:21]
 

 10대 전남도의회가 새롭게 개원(開院)한지도 벌써 1년이다. 재선(再選)도 용납하지 않던 신안의 민심이 벌써 3선을 허락했으니 그저 무거운 책임감으로 고개가 숙여질 뿐이다.

 받아 적은 마을마다의 민원은 속절없이 쌓여만 가고 쥐꼬리 도의원 현안사업비는 줄어만 가니 속이 타들어 간다.

 화려한 꽃과 잎새를 비교하면 어떨까. ‘무슨 생뚱맞은 소리냐’고 묻지 싶어 사족(蛇足)을 단다. 국회의원은 지역사무소를 몇 군데씩 두고 국민세금 들여 수시로 의정보고서를 찍어 유권자를 찾아간다. 쪽지예산은 도깨비 방망이가 되어 수십억부터 수백억원을 부른다.

 이것뿐이랴. 단체장은 무소불위(無所不爲)의 인사권은 차치(且置)하고, 수천억원에 이르는 예산편성권과 집행권을 틀어쥐고 흔든다. 부연하자면 이들이 정치판의 ‘꽃’이고 ‘권력(權力)’이고 ‘갑(甲)’이라는 건 부인할 수 없다.

 꽃의 향기와 형형색색(形形色色)의 아름다움에 시선을 빼앗긴 잎새들의 불평을 귀담아 들으려는 이는 없다. 태양을 먹는 잎새의 탄소동화작용이 없었다면 오늘의 화려한 꽃이 피어날 수 있을까.

 목련(木蓮)은 꽃부터 피워내지만 결국은 잎새가 조연이기에 더욱 사랑받는 건 아닐까. 흥행에 성공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조연(助演)의 역할이 관객이나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 때 가능한 것이다.

 지방의원은 국회의원의 하수인쯤으로 치부 된지 오래고, 혹여 라도 나랏님이나 단체장의 눈 밖에 나기라도 하면 ‘반은 죽은 목숨’으로 주민들 민원은 어찌 해결할 방도가 없다.

 정리하건데,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고 비야냥 받았던 화려한 꽃. 꽃에 가려 푸념하는 잎새도 뿌리가 없다면 어찌될까. 살아 꿈틀대는 대지(大地)의 정기(精氣)를 빨아올리는 뿌리와 태양을 향한 잎새의 상호작용 없는 꽃은 애초에 존재할 수 없다.

 땅속에 묻힌 뿌리가 태양을 보고 싶다고 뛰쳐나오면 어떻게 될까. 미풍에도 흔들리는 잎새가 꽃의 교만을 보기 싫다고 등을 돌린다면 향기는 사라지고 흉하게 일그러진 꽃잎만 남을 것이다.

 꽃은 철따라 피었다 지고 잎은 역할이 끝나면 낙엽이 되어 대지로 돌아간다. ‘뿌리’만이 잠들지 않고 봄날의 화려한 꽃의 군무와 잎새의 성쇠를 지켜보는 것이다.

 ‘권력’의 뿌리는 ‘민심’이고 화려한 꽃은 ‘국회의원님’들과 ‘단체장’이다. 이들에 가린 잎새 마냥 지방의원의 처지가 궁색하다. 나랏님들과 단체장님들의 처지 또한 만년 푸르른 봄날이 아님도 깨닫기 바란다. 부디 서로의 처지를 되돌아보는 오늘이기를 기대해 본다.(임흥빈 특집 16면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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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7/13 [09:21]  최종편집: ⓒ ror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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