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령신문 제85호(2011년 5월 12일자) 19대 국회의원 선거가 사실상 시작되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앞으로 10여개월 남았으니 말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무지개 빛 청사진을 비추며 근면과 성실로 지역민을 위해 진정한 봉사를 제시하는 자도 있을 것이다. 또한, 국회에 입성한 자들은 그 권위를 지키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국회의원 권위에 메달려 악마(惡魔)의 근성을 내보이며 자리를 지키기 위해 몸부림치는 자도 있을 것이다.
악마(惡魔. Diable)란, 남을 못살게 구는 흉악무도(凶惡無道)한 악령(惡靈)으로, 불교에서는 불도(佛道)를 방해하는 악신(惡神)으로 불렸고, 기독교에서는 신(神)의 적(敵)으로 쓰였다.
부처님의 제자 중에 희대의 살인 악마 앙굴마라(Angulimala 央掘魔羅)라는 자가 있었다. 그는 브라만교 스승의 부인 모함으로 1000명의 사람을 죽이게 되었는데 999명의 사람을 죽이고 마지막 어머니를 죽이려다 부처님을 만나 교화되었다. 그는 예전의 악마 행위 때문에 시민들의 심한 박해를 받았으나, 그것을 잘 참고 견디는 참회의 생활 끝에 아라한과(阿羅漢果)에 도달하는 깨달음을 얻었다.
부처님께서 출가하시어 보리수 아래에서 6년 수행 정진 하실 때도 수없는 악마가 등장한다. 대표적인 예로 마왕 파순의 ‘갈애, 혐오, 탐욕’이라는 세 딸이 성도의 깨침에 가까워진 부처님을 향해 어린 소녀, 젊은 처녀, 남의 아내 등으로 나타나며 온갖 교태로 유혹했으나 악마에 현혹되지 않으시고 마침내 성도를 이루셨다.
기독교에서 악마(惡魔)는 세상을 다스리는 악한 영(靈), 유혹하는 자, 사자처럼 삼킬 자를 찾아 돌아다니는 자 등으로 불린다. 우리 주변에도 악마는 늘 존재한다. 욕망(慾望), 혐오(嫌惡), 기갈(飢渴), 갈애(渴愛), 나태(懶怠), 공포(恐怖), 의혹(疑惑), 위선(僞善) 등의 악마가 등장하며 질서를 늘 교란시키고 있다.
무지개(레인보우 Rainbow)란, 공기 중의 물방울이 태양 빛에 반사되어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색 등 7가지 색을 띠며 나타는 현상으로 자연이 준 최고의 선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선녀가 하늘에서 땅으로 목욕하러 내려올 때 타고 내려온다는 설이 있으며, 서양에서는 금시계, 금병金甁, 여신女神 등으로 불렸다. 아무튼 동·서양을 막론하고 좋은 뜻으로 여겼다.
또 ‘레인보우(Rainbow)’라는 영국의 ‘락그룹’이 있다. 60년대 결성되었던 ‘딥 퍼플’의 후신으로 1975년 재결성하여 2003년 한국공연도 했던 ‘락 음악계’의 개척자라고 불리는 보컬그룹이다. 기타리스트 ‘리치’를 정점으로 레인보우(Rainbow) 즉 무지개악단을 결성했다. 그러나 ‘리치(Ritchie Black More)’가 이끄는 ‘레인보우’는 성격이 제각각이여 ‘퍼플 훼밀리(Purple Family)’라고 불렸다. 이들은 이러한 시각과 갈등을 딛고 불후의 명곡을 연이어 탄생시키며 세계적 열풍을 몰고 왔다.
레인보우가 2003년에 발표한 〈Catch the Rainbow〉라는 노래에 “We believed we'd catch the rainbow Ride the wind to the sun Sail away on ships of wonder But life's not a wheel With chains made of steel So bless me come the dawn Come the dawn”라고 맺었다. “우리는 한때 무지개를 잡을 수 있다고 믿었다. 바람을 타고 태양까지 날아서, 기적의 배를 타고 항해하며. 그러나 인생은 강철 체인들이 달린 바퀴처럼 슬슬 굴러가지 않음을 알았다. 그러니 새벽이 오는 것을 축복해줘, 새벽이 오는 것을”이라고 했다.
그렇다. 인생은 쇠사슬로 얽힌 수레가 아니다. 말 그대로 우리는 무지개빛 인생의 꿈을 꾸고 있다. 또 인생유전(人生流轉)이라 하지 않았는가? 그래서 새벽이 오는 것을 감사해야 한다.
우리의 삶 속에 삿된 욕망을 채우기 위해 서로를 혐오(嫌惡)하고 질시(嫉視)하며 무언가 커다란 비리(非理)가 있는 것처럼 의혹(疑惑)을 부풀리며 공포(恐怖)를 조성하여 쇠사슬로 묶어 놓고,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얼굴을 들고 다니며 정치 행각을 벌이며 위선(僞善)을 떨고 있는 집단을 추방해야 찬란한 새벽을 맞이할 수 있다.
19대 국회의원 선거가 10개월여 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무안·신안이던, 함평·영광·장성이던, 목포이던 이제 지역민에게 삶의 희망을 안겨 줄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 천만번 얼굴 들고 돌아다니면 뭐하겠는가. 지역살림 살리는 데는 나태(懶怠)에 빠져 있고, 여론을 조장(助長)하는 데는 근면(勤勉)한 국회의원은 있으나 마나 아니겠는가.
지자체 시장·군수는 지역살림 살리는데 한계가 있다. 그러나 지역을 살리려고 나태(懶怠), 게으름에 빠지지 않고 근면성실(勤勉誠實)에 힘을 쏟았다면, 그것 자체로 높이 평가해 줘야 한다. 한계(限界)에 부딪혀 좌절(挫折)의 문턱을 오르내리는 고통을 맛본 자만이 민중의 고통을 뼈저리게 안다. 그것이 전화위복(轉禍爲福)의 근간(根幹) 즉 뿌리와 줄기가 되어 지역발전과 국가발전에 초석이 될 것이다.
국민과 군민은 더 나은 삶에 기갈(飢渴)이 나있다. ‘배가 주리고 목말라 있다’는 것이다. 또 군민은 정도를 걸면서도 좌절의 쓴 맛을 몸소 체험한 정치인을 애타게 갈애(渴愛)하고 있다. ‘목 마르게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다. 불신(不信)을 선동(煽動)하는 악마(惡魔)들을 몰아내고 찬란한 ‘무지개’를 피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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