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에는 인성도야(人性陶冶)에 힘씁시다지혜로운 이는 고행(苦行)을 행함이나 어리석은 이는 고생(苦生)을 한다 했습니다[智者苦行 愚者苦生]. 고행은 다른 이를 배려하는 이타심(利他心)의 발로이나 고생은 나의 욕망을 충족시키려는 이기심(利己心)이라 하겠습니다. 온 나라가 단장(斷腸)의 아픔으로 점철(點綴)되었던 한 해가 가고 을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새해에는 화합합시다. 지혜로운 사람은 어리석음을 꾸짖지 않고 화합을 이룹니다(지불책우智不責愚). 오늘날 지구상에는 화합이 그 무엇보다 절실합니다. 인류의 희망과 앞날이 여기에서 성취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도 대중의 화합을 승가의 으뜸가는 첫째 덕목으로 삼으셨으니, 화합에는 인욕(忍辱)이 제일도(第一道)입니다. 새해에는 모든 분들이 인성도야(人性陶冶)에 힘씁시다. 우리는 내일보다 내생이 먼저 올 수 있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잊고 삽니다. 삼독(三毒)과 오욕(五慾)에 가로막혀 그림자 같고 꼭두각시 같은 일에 골몰하여 허송할 수 없습니다. 東西古今 모든 성인들의 고구정녕(苦口丁寧/입이 쓰도록 당부)한 가르침은 시(是)와 비(非)를 떠난 中道의 인성도야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인성도야를 이루겠습니까. 나라는 헛된 망상을 뿌리 채 뽑아 없애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모든 분들이 일상생활 속에, “부모에게 나기 전에 어떤 것이 참 나던고?”하고 이 화두를 들고 간절히 의심해 가는 것입니다. 간절한 화두의심 한 생각으로 온갖 분별망상이 다 재[회灰]가 되어 참나를 깨닫고 나면, 만유가 나와 더불어 한 몸임을 깨닫게 되어 모든 시비와 갈등, 욕심들이 사라지고 영원한 자유와 행복, 사랑과 평화를 누리게 됩니다. 새해에는 인류의 행복을 위해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고 실천에 옮깁시다. 모든 부처님께서 한결 같이 말씀하신 계(戒)는 “악행은 아무리 작다 할지라도 행하지 말 것이며, 선행은 아무리 작다 할지라도 반드시 실천하라(제악막작 중선봉행諸惡莫作 衆善奉行)”는 가르침입니다. 이제 우리는 멀고 가까운 곳을 떠나 동체대비(同體大悲)의 마음으로 이웃의 고난과 비애를 들어주고 고통을 대신하여 앓아주어야 합니다. 이렇게 지구촌의 모든 불우한 이웃들을 돕고 보살피는 동사섭(同事攝/보살·중생 일심동체)을 행하도록 합시다. 한결같은 바램으로 올해에도 한 민족의 평화로운 통일을 염원합시다. 특히 올해에는 국가와 불교계가 다 같이 합심하여 ‘세계평화대회 및 세계고승무차선대법회’를 봉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본래부터 형제자매였던 우리의 염원이 꽃을 피운다면 더 없이 좋은 시절인연이 성큼 도래하여 태평성대(太平聖代)를 구가하고 세계 속의 으뜸가는 일등선도국이 될 것입니다. 끝으로 새해를 맞아 온 인류에게 진리의 한 마디를 선사하고자 하오니, 잘 받아 가지셔서 값진 을미년 한 해를 만들어 가시기 바랍니다. 眞金若不經爐冶<진금약불경노야>면 爭得光華徹底鮮<쟁득광화철저선>리요. 진금이 화로를 지나지 않으면, 어찌 빛이 나고 철저히 고우리요. 불기2559(2015)년 을미년 새해 大韓佛敎曹溪宗 宗正 眞際法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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