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일조 헌금의 10%는 자신의 몫이라며 가져가고, 교회 수련원을 자신의 명의로 구입해 세를 주고, 은퇴금으로 11억원을 챙겨가고....’

  20억원대 교회 자금을 횡령한 목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조사부(박규은 부장검사)는 김모씨(77)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김씨는 자신이 담임목사를 지낸 서울 강남의 한 교회에서 1999년부터 2006년까지 아파트 구입비용과 은퇴금, 십일조 헌금 등 23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십일조 헌금의 10%는 내가 가질 권리가 있다”면서 1999년 1월부터 2006년 2월까지 총 12억원의 헌금을 자신의 통장에 입금시켜 생활비 등으로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조사결과 김씨는 은퇴를 앞둔 2004년에는 교인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을 위해 은퇴 선물로 경기도 용인 동백지구의 아파트와 서울 방배동의 사무실을 구입해주고, 은퇴금 6억7000만원과 은퇴 후 선교비와 생활비로 매달 4000만원을 주는 것으로 결의한 것처럼 회의 서류를 꾸며 2006년까지 총 11억2000원을 빼돌린 사실도 드러났다.

  또한 2005년에는 교회가 교인, 청소년들의 수련원 용도로 제주도 서귀포시에 구입한 아파트를 자신의 명의로 보관하다가 처제에게 임대해 주고, 1억1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향신문=<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