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생하고 있는 재난은 시ㆍ도의 경계와 대응능력을 초월하여 복합적이고 대형화되어 그 어느 때보다도 재난 발생 시 신속하고 전문적인 초기현장대응과 강력한 지휘체계 확립이 절실히 요구된다.
 소방은 화재를 예방ㆍ경계하거나 진압하고 재난ㆍ재해 그 밖의 위급한 상황의 구조ㆍ구급활동 등을 통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업무로 국방, 경찰 업무와 같이 국가 사무의 성격이 강하지만, 지방직 소방공무원이 대부분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국방, 치안 분야의 특정직 공무원들은 국가사무로 분류돼 국가직이지만, 유독 소방분야만 지방사무로 분류됨에 따라 국가직 585명은 소방청장, 지방직 4만 7천여 명은 해당 시ㆍ도지사의 지휘ㆍ명령 통제를 받고 있어 중앙과 지방간 소방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구조로 되어 있다.
 이로 인해 복잡화ㆍ대형화 된 재난 상황 시 이원화된 신분체제로 신속하고 일사불란한 지휘체계의 혼선이 우려되고, 지방자치단체 간 경계에서 발생 된 재난의 경우 상호 업무협조의 문제와 수습책임, 관할 불분명에 대한 문제로 비효율을 초래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시ㆍ도 간 재정자립도에 따라 국민 안전 격차가 달라진다는 점이다. 행정안전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시ㆍ도별 재정자립도는 서울 82%, 전남 25.6%로 무려 56.4%의 차이가 난다. 또한 17개 시ㆍ도의 재정자립도가 평균 50% 미만(47.9%)인 상황에서 모든 국민들이 보편적이고 공평한 소방서비스를 기대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국민의 안전이 지역별로 차이가 있을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지자체별 재정 여건과 소방에 대한 단체장의 관심도에 따라 지역별로 국민의 안전이 달라지는 것이 우리 소방행정의 현실이다. 소방은 국민의 안전을 위해 존재하는 조직으로 모든 국민은 어느 지역에 거주하든 똑같은 소방서비스를 제공받아야 마땅하다.
 다행히도 지난 25일 국회파행으로 그동안 표류되었던 소방공무원의 국가직 전환 내용을 담은 「소방기본법」 개정안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다. 이제 국회는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의 안전은 공공의 책무임을 직시하여 중앙ㆍ지방 간 소방정책의 일원화와 시ㆍ도별 소방서비스 격차 해소를 위해 소방공무원 국가직 전환 관련 법률 개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