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보영 목사 © 노령신문

  전과 26범의 목사가 ‘기독교은행’을 세운다고 7천명의 사람을 모아 사기를 쳤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신유철 부장검사)는 기독교은행 설립 명목으로 목사 신도 등에게서 수십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사기)로 한국사회복지뱅크 대표이사 강모(66) 목사를 구속기소했다고 3일 밝혔다. 강 씨와 함께 사기행각을 공모한 고모씨는 불구속 기소됐다.

  강 목사는 지난해 11월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7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독교사복지은행’을 설립하기 위한 발기인 대회도 열고, 이날 대회장에는 기독교계 인사들도 대거 참석했다.

  강 목사는 이 자리에서 “우리 기독교가 운영하는 은행을 한 개 만들어서 어려운 서민금융을 살려내려고 하시는 (하나님의) 뜻이 있어서… 믿으면 다 같이 박수치면서 아멘~아멘~”이라고 기도했다.

  강 모사는 “가난한 이들을 위한 소액 대출 은행인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을 모델로 한 제1금융권 은행을 만들겠다고 선언하며, 이미 1조 5,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둔 상태이며, 매장량 1조원 규모의 규석광산과 납골당을 보유하고 있다”고 거짓 홍보를 하며 투자금을 모은 것으로 드러났다.

  강 목사 등 일당은 신도 등 투자자들에게 ‘경남은행과 광주은행, 제주은행 가운데 하나를 인수해야 한다’며 투자금을 모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로 강 목사 등은 이 같은 방식으로 교인 204명에게서 투자금 23억7000여만원을 끌어들였다.

  한편 금융당국은 2010년 11월 1일 기독교은행 설립 발기인대회에 앞서 “은행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거나 은행 설립을 명목으로 투자금을 모으는 건 위법”이라고 경고를 했지만 이들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검찰 조사 결과, 강 목사는 보수 기독교계 인사들의 후광을 이용하기 위해 상금·헌금·교통비 명목으로 이들에게 100만~1억원을 건넨 사실이 드러났다. 신용불량자인 강 목사는 서울 잠실동에서 새소망교회를 운영하다가 임대료를 내지 못해 지난해 5월 쫓겨난 뒤 이런 사기 행각을 구상했다고 한다.

  몇몇 목사들을 포섭해 주식판매에 나섰고 “전세자금과 교회건축 자금을 지원한다, 사전에 주식을 구입한 교회들에 우선 대출권을 주겠다”며 재정적으로 열악한 교회를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고씨는 “강 목사님이 김영삼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서 예배를 봤는데 대통령께 요청해 은행을 만들겠다고 했고 대통령도 기독교에 은행을 만들어 주기로 약속했었다”며 투자자들을 속였다고 검찰은 밝혔다.

  강보영 목사는 “은행이 설립되면 우선 이자 부담이 줄어들어 한국교회의 선교 및 복지 사역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저소득 계층의 자활창업자금 저금리 지원, 사회복지재단을 통한 원로 목회자 생활 보조금 등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 목사는 “40년동안 목회를 하면서 교회를 위한 은행이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졌다”며 "지금까지 30여회의 집회에서 많은 분들이 호응해 주셨고 일본교회연합, 뉴질랜드교회연합 등 외국에서도 도움을 준다는 뜻을  전해 왔다."고 진행과정을 설명했다.

  이어 강 목사는 지난달 1일 장충체육관에서 있었던 발기인대회를 영상을 소개하면서 “그 때 640명이 약 1조 2천억원의 출자의향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640명이 1조 2천억원을 작정했다는 구체적인 명단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특히 장충체육관에서 투자의향서를 작성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이후에 롯데잠실에서 600여명이 변호사 입회 하에 투자의향서 작성을 하기로 했다가 취소했었다. 따라서 실제로 1조 2천억원을 작정했는지 여부는 확인해 봐야 알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종교를 주제로 한 신종·변종 금융사기사건”이라며 “재정적으로 열악한 교회를 주 범행 대상으로 해 그들의 신앙심과 대출우선권을 미끼로 삼았다”고 말했다

◈2010년 11월 1일 기독교은행 설립 발기인대회

  2010년 11월 1일 장충체유관에서 개최한 기독교은행 설립 발기인대회에서 엄신형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명예회장과 장석구 성공21 서울협의회 대표회장 등 보수 기독교계 인사도 귀빈으로 참석해 기독교은행 설립에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한국사회복지은행 설립준비위원장 강보영 목사(새소망교회)은 인사말에서 “한국사회복지은행이 지향하는 목표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한 어려운 이웃이나 소외되고 병든 이들을 위한 금융기관의 설립”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사회복지은행이 설립된 후 미자립교회나 개척교회, 농어촌교회들을 지원하고 신용등급이 낮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의 창업자금 지원, 은퇴 후 생활고를 겪고 있는 원로 목회자들의 지원하는 일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엄신형 목사 “참석자들에게 출자 독려”

  엄신형 목사(전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는 고린도후서 8장 9절 말씀을 통해 “부요한 예수님은 우리를 위해 가난한 인간의 몸으로 오셨다”고 강조하고, 참석자들에게 “우리에게 주어진 풍요로움을 하나님을 위해 써야한다”며 참석자들에게 출자를 독려했다.

▶이선 목사 “물질과 기도로 후원해 줄 것 부탁”

  상임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선 목사(핵심장대현교회)는 축사에서 “어떤 일을 만났을 때 주먹을 불끈 쥐면 용기가 생긴다. 그런데 기도를 하면 기적이 생긴다”며 참석한 많은 성도들에게 함께 물질과 기도로 후원해 줄 것을 부탁했다.

  강보영 목사는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새로운 은행을 설립하는 것은 1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기존 금융회사 인수로 설립을 추진하기로 정했다.”고 밝혔다.

  강 목사는 대신  “그 대상으로 떠오르는 곳은 경남은행”이라면서도 “그러나 현재 부산은행이나 대구은행에서 인수의사를 밝혔다.”고 말해 경남은행 인수 또한 쉽지 않은 일임을 우회적으로 밝혔다.

  강 목사는 “경남은행 인수가 불발에 그칠 경우 광주은행이나 제주은행으로 방향을 선회할 것이며 이도 안 될 경우는 저축은행으로 선회하겠다.”고 밝히고, “내년 1월에 결정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 목사는 “한국사회복지은행이 진행하는 후속 부대사업들로 세계적인 정보회사 nc4의 한국지부 유치 및 운영, 종합건설회사 및 석산개발업, 재단법인 민족통일선교협회 활동, 원로목사 생활비 지원사업 등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민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