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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 기고 - 아직도 노인들은…
서삼석 전 무안군수
 
서삼석 전 무안군수 기사입력  2015/09/23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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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삼석 전 무안군수
 나무랄 데 없는 충분한 가을이다. 하늘도 들녘도 여느 해 보다 넉넉해지고 먹거리에 대한 인심도 그만한 것 같다.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했는데 올 한가위는 소금과 쌀 값 걱정만 덜어 낸다면 덕담만으로도 차례를 지내기에 충분하겠다. 고향 부모님들은 방앗간 앞에서 줄을 서고 계시고, 내년 봄을 기약하는 농부들의 손길은 더 없이 분주하다. 바쁘기는 서울도 마찬 가지인 것 같다. 하루에도 몇 차례씩 쏟아내는 정치인들 입에서 생산되는 어지러운 말잔치로 말이다.

 명절이 다가오는데 외롭게 지내시는 노인 분들을 직접 돌보며 신경 써 주시는 분들은 따로 있다. 복지시설은 말할 것도 없고, 지자체나 종교단체에서 각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곳에 계시는 분들이다. 대부분 열악한 여건 때문에 일주일에 한번 정도로 노인 분들을 위로 해 주시고 있는데, 이 분들의 노력은 그야말로 정성 그 자체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지친 마음을 풀어 주고, 텅 빈 가슴을 채워 주며, 핏기 없는 손길을 어루만져 주신다. 이런 아름다운 순간들이 더 많이 더 오래도록 이어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 한켠이 아리다.

 사회적으로 쟁점화 되고 있는 청년들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대통령이 월급의 일정액을 내놓는다고 한다. 그런데 또 다른 이슈에 묻혀 사람들의 관심에서 벗어나 버린 것 같아 씁쓸한 기분이 든다.

 마찬가지로 복지가 대세인 오늘날 정치인들이 국민들의 마음을 사야할 때만 되면 노인들을 향한 구애는 단골 메뉴로 등장한다. 그래서 연금 명목으로 얼마간의 돈이 일부 어려운 노인의 통장으로 들어가고 있다. 그렇지만 생활환경이 좋지 않은 농어촌에는 통장 관리조차 힘드실 정도로 누군가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자신의 의지 표현이 불가능한 어려운 노인 분들이 많다. 시골노인들은 바로 이런 어려움이 해소되기를 원하고 계시는데, 정작 이런 것들을 가능케 하는 힘과 에너지를 국가가 아닌 복지시설과 종교단체 그리고 뜻있는 사회단체들이 소화해 내고 있다.

 지금은 융복합의 시대라고 한다. 청년들의 일자리와 아이들의 복지를 위한 계획들을 수립 할 때 노인들이 갖고 있는 경험의 노하우들을 접목해 낸다면 반드시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겨 날 것이다. 어렵다고만 하지 말고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만 세대 간의 간극을 좁히는 계기가 되고, 청년의 고민을 노인들이 들어 주고, 아이들의 인성을 어르신들이 길러 주는 역할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노자무용(老者無用)이라는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지자체와 정부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는 있지만, 노인들을 위한 지원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오히려 노인들이 고향발전을 위해 어떤 역할을 담당하고 보람을 느낄 수 있도록 정책 당사자들이 더 많은 관심과 행동을 보여드려야 한다.

 추석 명절에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이 내 부모를 돌봐드리는 고향의 여러 단체와 손길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져 주었으면 한다. 가는 세월을 감당해 내기 힘든 어르신들에게 '고향사랑 부모봉양'의 기부 문화가 널리 정착되어서 노년을 아름답게 여생을 편안하게 보내실 수 있도록 조금만 더 신경을 써주시면 된다.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처럼, 우리네 부모님이신 노인 분들이 실로 바라는 것은 ‘밥’보다도 ‘벗’을 바라신다는 것도 꼭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

 아이들의 꿈과 청년들의 희망을 제대로 읽어주고 실천해 내는 것, 그것도 노인들의 고민을 해결해 주는 한 방편이기도 한다.

 세상에 노인들은 오늘도 여전히 건재 하시며 후손들이 잘되기를 바라시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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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 석 인 사 - "이 가을에!"
"농·어부 마음을 어루만져주세요"

귓전을 스치는 아침 바람이 서늘해지니 ‘아 가을이다’라는 생각이 문득 듭니다.

 풍요와 여유 그리고 낭만과 애수가 상존하는 가을이 있는 저녁의 계절에 가족과 이웃, 조상을 생각하는 명절 ‘한가위’를 맞이하였습니다.

 농부가 흘림 땀으로 오곡이 영글고, 밤 파도를 이겨낸 어부의 손끝에서 차례 상이 넉넉해 졌으며, 우리 ‘한우·한돈’으로 몸과 마음이 살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가을만큼은 부럽지 않게 한가위를 노래 할 수 있게 되었고, 보다 더 가까이 이웃과 정을 나눌 수 있게 되었으며, 모두가 서로를 응원하고 웃음과 희망을 나누게도 되었습니다.

 비록 오고 가는 차편이 다소 복잡하고, 금방이라도 달려 와서 안길 것만 같은 손자들을 꿈에서나마 기다리시다 허망해 하신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의 모습에 안타까움이 더욱 큽니다.

 후손들이 미처 찾지 못한 풀 섶의 무덤들이 달라진 세상을 깨닫게도 합니다.

 비료 농약 종자 대, 비싼 사료 값, 불순한 일기 극복해 가며 갖은 고생 해서 그나마 풍년 농사 일궈 놨지만, 수십 년 쌀값은 요지부동이어서 흥이 안 나시는데, 책임 져야 할 정치는 그나마도 쫄딱 흉년치고는 참 심합니다. 

 하늘이 높다는데 우리네 마음은 더 가라앉고, 말이 살찐다는데 사람들은 더 메말라 하고 있습니다.

위로와 보상은 먼 나라 이야기고, 사랑과 배려도 딴 나라 얘깁니다.

 그나마 희망가를 고쳐서라도 부르고 싶은 애절한 마음에 더는 상처를 후비지 말아야 합니다.

 대통령과 정부가 한말, 여야가 공히 입만 열면 하신 말씀들이 쌀 대신 씹게 되는 경우가 안 되도록 어떻게 좀 제발 해 주셨으면 합니다.

 막연히 모내기해서 추수를 목전에 두고 다람쥐 채 바퀴를 어김없이 돌려야 하는 농부의 상처 난 가슴을 속히 어루만져 주세요.

 명절 하루 편하자고 하는 말이 아닙니다.

 성난 농심은 언제든지 쭉정이는 가차 없이 날려 버리고, 알곡만 깨끗이 담아 낼 힘도 있습니다.

 논밭에서, 축사에서, 항 포구에서 하루를 힘겹게 사시는 여러분들에게 그래도 힘내시라고 건강과 평화를 비는 응원의 박수를 힘차게 보내 드립니다.


을미년 팔월 한가위 
전 무안군수 서 삼 석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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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09/23 [06:07]  최종편집: ⓒ ror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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