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고 >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기고- 혁신(革新)으로 가는 길
서삼석 전 무안군수
 
서삼석 전 무안군수 기사입력  2015/05/29 [08:50]
 
광고
<전남일보 2015년 5월 29일자 기고>
 길은 끝이 없다. 그래서 가늠하기조차 힘든지 모른다. 그런 길도 목적 달성을 위한 수단과 도구이지 그 자체가 목표는 아니다. 험한 길을 고달프게 가야하는 나그네에게도 동무가 있어 힘이 되어주기도 하고, 목마른 자에게는 오아시스 같은 희망도 있게 된다.

 또한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고 하는 사람과 “길이 없으면 만들어서라도 가라”고 하는 이들도 있다. ‘원칙’과 ‘도전’을 의미하는 말로서 둘 다 올바른 길을 말 하는 것이라고 본다.

 최근 들어서 제1야당이 ‘당내 혁신’을 기치로 내 걸고 그 길을 모색키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왜 혁신인지, 누구를 위한 것인지도 중요하겠지만, 분명해야 할 것은 “정치를 의식하는 혁신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혁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위기 때마다 주창해왔던 선언적이어서는 더더욱 안 되고, 비록 작은 것일지라도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끌고 가는 사람과 따라 가는 사람 모두 다시는 돌아 올 수 없도록 건너 간 다리조차도 부수고 가야 한다. 그러면서도 그 길은 모두에게 공평하고, 안전해야 하며, 실현 가능할 때 국민적 공감대의 형성으로 성공을 담보해 낼 수 있을 것이다.

 귀 닫고 눈만 뜬 채로 자기만이 살길을 찾아 마지못해 따라 나서는 동무는 진정한 길손이 아니므로 미련을 갖지 말고, 시작 하는 걸음이 비록 힘들고 고통스럽더라도 구도자의 심정으로 국민만 믿고 걸어간다면 여명 속으로 환한 동이 틀 것이다.

 인생에도 기회는 그리 많지 않게 오듯이 혁신, 혁신 하면서 지금껏 지나 온 새 정치민주연합에게도 더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 동아줄에 매달렸다고 하던 그 심정으로 다 같이 살아남을 수 있으면 금상첨화겠지만 모두가 죽을 수도 있겠다 싶으면 나부터 희생해야 전부가 사는 길이 아닐까 싶다.

 애초부터 기득권을 지닌 사람들의 저항은 예견된 일이다. 너 나 할 것 없이 뭘 잘못했는지를 물을 필요도 없고 따질 필요도 없다. 한가하게 입씨름 할 때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한 판단은 국민만이 할 수 있고 그 판단만이 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잘못 간 길이라고 손가락질을 받을 때, 그때서야 하는 말은 필시 변명 말고는 통용될 언어가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이번에 가는 길만큼은 죽자고 가다 보면 자신도 모른 사이에 더 건강하게 살아남을 것이고, 새 생명의 탄생처럼 온 국민이 박수로 화답할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그렇지 못한 길을 또 다시 걸어간다면 그땐 정말로 동냥은커녕 마지막 쪽 박마저 깨지고 말 것이다. 혁명 보다 더 어려운 것이 개혁이라고 하는데, 하물며 가죽을 새롭게 바꾸는 어쩌면 피를 흘릴 수도 있는 혁신의 길이 어디 녹록지만 하겠는가?

 여의도를 보고 가면 ‘고난의 길’이 될 것이고 국민만 보고 가면 ‘피안(彼岸)의 길’로서 아무 탈 없이 목적지에 안착하게 될 것이다. 만에 하나 여당과 보수 언론은 그럴수록 딴지를 걸어 올지도 모르니 그도 개의치 말고 결심한 내용을 갖고 원칙대로만 가야 한다.

 혁신을 위해 몸부림치는 야당을 두고 여당도 해야 할 일이 있다. 더 큰 혁신과 더 큰 반성 그리고 제발 진정성 좀 갖고 국민을 대했으면 한다. 그렇게 가기 위한 길 중의 하나는 어렵게 사는 힘겨운 자들의 눈물을 보고 피눈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시 말하거니와 비겁하게 뒤돌아 볼 겨를 없이 좌고우면(左顧右眄) 하지 않고 당사자들이 갖고 있는 온갖 특권을 모두 내려놓을 때 혁신의 길은 분명 성공할 것이다.

 오뉴월 푸르른 낙엽으로 시작한 혁신의 길이 ‘낙엽 따라 가는 길’이 아니길 온 마음으로 기대해 본다.
===================================
기고 - 무안공항을 다시 디자인 하라
서삼석 전 무안군수


<무안신문 2015년 5월 27일자 보도>
 2007년 11월 8일, 대통령과 주요 인사들이 보턴을 누르자 등치 큰 육중한 여객기 한 대가 웅장하게 활주로를 박차고 창공으로 솟구쳤던 때가 벌써 8년 전의 일이다.

 무안의 역사를 획기적으로 전환시키는 그 순간, 여러 만감의 교차 속에서 지금도 생생한 것은 위완화를 들고 쉼 없이 찾아들 중국 손님들을 그려 보았던 생각이었다. 비록 한반도의 최남단에 위치한 황토 벌 위에 만들어진 공항이었지만 이 기회와 가치만 제대로 살려내도 만성적인 가난의 대물림과 되풀이되는 폐농으로부터 조금은 벗어 날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하고 설레기도 했었던 기억에 아직도 그때를 회상하면 정말로 여러 생각이 든다.

 건설 당시 3천억 원이 넘는 예산으로 국내공항 중 규모면에서는 네 번째 가는 수준이고, 광주와 목포의 공항을 기능적으로 통합해서 서남부의 중심에 국제공항을 만들어 인근 지역을 발전시키려는 목표로 개항하게 되었다.

 개항 일주일전(2007년 11월 1일)에 건설교통부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개항이 일부 이해관계의 상충으로 지역 내에서 갈등과 마찰을 빚고 있는 점에 대해서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게 생각 합니다”라고 표기 되어있다. 이것은 이미 무안공항의 태생적 한계를 일부이지만 극명하게 보여주는 한 대목으로서 현실적으로 나타난 문제점을 고스란히 안고 있는 것을 의미하며 아직도 미완의 상태를 제대로 예견해 주고 있다.

 그러면서 건설교통부는 몇 가지 약속한 사항이 있다. 먼저, 대전이남 지역 여객과 화물의 무안국제공항 이용을 촉진하도록 호남고속철도가 무안지역을 경유하는 문제를 적극 검토 하겠다고 분명히 했는데, 과연 그 검토는 어디까지 되어있고 언제까지 한다는 것인지도 아리 송 할뿐이다.

 그 다음으로는 제주국제공항 수준으로 개방하겠다고 했다. 이는 인천국제공항을 경유하지 않고도 바로 동남아는 물론이고 미주, 유럽 등 세계 각지를 편리하게 오고 갈 수 있겠다고 했다.

 여기서 진짜 중요한 것은, B747급 대형항공기가 뜨고 내릴 수 있도록 활주로도 조기에 연장 하겠다고 했는데, 이미 그 약속은 2년 후면 개항 10년이 되어가는 정부의 공언(公言)이 틀림없었건만, 공언(空言)에 그치지 않기를 제발 기대하고 강력히 실현을 촉구한다.

 한국사회의 병폐로서 기간산업조차도 때로는 정치적으로 명암이 갈리고 운명이 바뀌는 예는 얼마든지 있어 왔다. 나라 살림이 좋아져서, 정부의 곳간이 넘쳐나서 쌩 땅에 말 박기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건설 당시의 취지를 살려내서 이제부터서라도 무안국제공항의 위상을 새롭게 정립해 내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 차시에 무안공항을 재 디자인해야 한다.

 첫째, 무안국제공항은 무안의 공항이 아니라 호남권을 커버하는 기능의 공항으로서 인근 지자체들에게는 더 없는 발전 요인의 기회를 지닌 공항이다. 사실 무안군은 그렇게 될 때 공항 소유지군으로서 역기능상의 폐해를 고스란히 안고 갈 수 밖에 없지만, 주변 지역들은 직간접적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영향권에 접어들어 얼마든지 그 특수를 누릴 수 있게 된다. 그러니 문제의 해결을 위해 호남권이 초 광역적으로 접근, 협력, 주도해 내야 한다.

 둘째, 공항의 효과를 높이려면 KTX노선이 반드시 무안공항을 경유해야만 한다. 그랬을 때 정부가 말한 수도권이남 지역의 여객과 화물을 실어 나르는 동력이 제기되게 되는 것이다. 최근 들어 중국 관광객의 수요를 다 처리해 내지 못해 전전긍긍해 하는 여행업계를 보면서 무안공항이 온전한 규모를 갖춘다면 인천과 제주의 기능적 보완이 가능해 대체공항으로서도 역할을 할 것이고 제주에서 넘쳐나는 여행객의 보따리와 잠자리도 우리 군은 물론 인근 지자체에서 확보해 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셋째, 활주로 연장(400미터)은 이유 불문하고 지금 당장 삽을 떠야 한다. 이것은 정부의 약속이기도 하지만 호남고속철의 공항 유입과 더불어 무안공항의 생사여부가 달린 것으로서 정치권이 풀어야 할 것이 자기혁신이라고들 하지만 그 보다 더 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일이다. 왜냐면, 이런 일들이 차질 없이 조기에 추진된다면 호남인들이 자연스럽게 정부를 신뢰하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고, 나아가서 새로운 일자리로 새 직업을 갖게 될 것이며, 두꺼워지는 지갑 속에서 인심 또한 후해지기 때문이다.

 정부는 그동안 항공 수요를 감안한 타당성을 갖고 매번 이러한 요구를 묵살하곤 했다. 이는 현실성이 결여된 그야말로 비정상적인 전형의 결정이다.

 낙후지역은 경제논리로 접근해선 안 된다. 이럴 때 정치적인 논리가 필요한 것처럼 공급으로 수요를 창출해 내겠다는 결심과 결정이 꼭 필요한 것이다. 불과 얼마 전에 개통한 호남고속철의 송정 역 이용객 현황을 보면 개통 이전 보다 이용객 수가 30%를 상회해서 표를 구하기가 힘들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고속철에 안 어울린다며 조크한 입석 이용객의 안전을 언급한 것을 보면서 이러고도 경제성 타령만 더 하려 할지 심히 걱정이고 유감스럽기 짝이 없다.

 결론적으로 보면, 활주로 연장과 KTX유입만이 무안공항이 안고 있는 문제의 해결책으로서 유일한 방법이라고 확신한다. 또한 잃었던 국내외의 투자자들의 입맛을 땅기게 할 것이다. 연장과 유입이라는 웅덩이만 파 놓은 다면 상상을 초월한 파괴력과 시너지등의 효과로 무안국제공항은 다시 태어나는 기분으로 제 자리를 찾아 갈 것이고, 농민가에 익숙해 왔던 우리 군민들에게도 비행가를 부르며 희망을 실어 나르는 꿈에 한껏 부풀어 살 수 있게 될 것이다.

 정부가 하는 국책사업이고 지역을 위한 일이라며 정든 고향을 등지게 하고 실향민으로 내 몰렸던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미안하거나 누를 끼치는 일도 없어야겠고, 이런 일들을 해 내야 할 위치에 있는 그 누구라도 선언에 그치는 정치적 수사 말고 실현 가능한 묘책정도는 짜 내야 한다. 그래야만 활주로에 바퀴 타는 냄새가 향기로울 수 있을 것이다.
◈서삼석 걸어온 길
▲무안군 출생(1958)▲조선대학교 행정학과 졸업▲전남대학교 행정대학원 졸업▲전남대학교 대학원 NGO학박사
▶사회 경력
▲제5대 전라남도 도의원▲제6대 전라남도 도의원▲제42대 무안군 군수▲제43대 무안군 군수▲제44대 무안군 군수
▶수상 경력
▲제2회 풀뿌리 민주대상 광역의원우수상(2001)▲제4회 풀뿌리 민주대상 우수단체장상(2003)▲한국언론인 포럼 지방자치대상(2006)▲전남투자유치대상 최우수시군 선정(2009)

 
광고
광고
광고
기사입력: 2015/05/29 [08:50]  최종편집: ⓒ rorynews.com
 
  • 도배방지 이미지

11-333 관련기사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