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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안군 안좌면 창마마을, 한겨울 매화꽃 만발
 
이민행 대표기자 기사입력  2023/12/29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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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화 꽃말, 고결(高潔)·고상(高尙)·청심(淸心)·순애(純愛)

50여일 빨리 개화…방문객들께 특별한 경험·추억 선사

 신안군(군수 박우량)은 “12월 초부터 안좌면 창마리 창마마을에 자생하는 매화가 개화하기 시작해 전국적인 관심을 끌고 있다”고 29일 밝혔다.

 

 매화의 꽃말은 고결(高潔 고상하고 순결함)·청심(淸心 맑은 마음)·순애(純愛 순결한 사랑) 등이다. 

 보통 전국의 매화 개화 시기는 2월에 이루어지지만, 신안군에서는 예외적으로 빠른 개화가 관찰되어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다.

 

 이 지역의 매화나무들은 불필요한 가지를 제거하고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으로, 법정 스님의 ‘무소유’ 철학을 상기시킨다. ‘무소유’란 불필요한 것을 버리고 필요한 것만을 간직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 나무들은 바로 그 철학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가늘고 강한 가지 사이로 피어난 매화 꽃눈들은 겨울이라는 계절을 잊게 할 정도로 화려하고 생기 넘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찬바람 속에서도 매화의 진한 향은 뚜렷하게 느껴지며, 활동이 줄어든 꿀벌 한 마리도 이 향기를 따라 꽃송이 사이를 분주하게 날아다니는 모습이 포착되었다. 이러한 광경은 한겨울에도 봄이 존재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며,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경험과 추억을 선사하고 있다.

 고경남 세계유산과장은 “신안군의 매화 조기 개화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변화무쌍한 생명력을 잘 드러내며, 겨울철에도 봄의 기운을 만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많은 사람들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고,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 주목할 만한 일”이라고 말했다.(생물권보전팀 조영준 240-8519)

/이민행 대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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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 ‘무소유’ 중

 꽃들은 자기 자신과 남을 비교하지 않는다. 매화매화의 특성을 지니고 있고, 진달래는 진달래다운 특성을 지니고 있다.

 저마다 최선을 다해 피어날 뿐 어느 꽃에게도 비교하지 않는다. 비교는 시샘과 열등감을 낳는다. 비교하지 않고 자신답게 자신의 삶에 충실할 때 그는 순수하게 존재할 수 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자기 나름의 삶의 질서가 필요하다. 물건을 사들여 한동안 간직하고 쓰다가 시들해지면 내다 버리고 다시 새것으로 사들이는 이런 소모의 악순환에 사로잡혀 있는 한 내적인 평온이나 맑은 기쁨은 결코 얻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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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이 자자진 골에 -목은牧隱 이색李穡-

백설이 자자진 골에 구루미 머흐레라

반가온 매화는 어늬 곳에 피였난고

석양에 홀로 셔 이셔 갈 곳 몰라 하노라

흰 눈이 녹아 없어진 골짜기에 구름이 험악하구나

절개를 나타내는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어 있는가?

석양에 홀로 서서 갈 곳을 모르고 있도다

◎홍매화 -도종환-

눈 내리고 내려 쌓여 소백산자락 덮어도

매화 한송이 그 속에서 핀다

나뭇가지 얼고 또 얼어

외로움으로 반질반질해져도

꽃봉오리 솟는다

어이하랴 덮어버릴 수 없는

꽃 같은 그대 그리움

그대 만날 수 있는 날 아득히 멀고

폭설은 퍼붓는데

숨길 수 없는 숨길 수 없는

가슴 속 홍매화 한 송이

◎매화를 생각함 -나호열-

또 한 발 늦었다

일찍이 남들이 쓰다 버린

쪽박 같은 세상에

나는 이제야 도착했다

북서풍이 멀리서 다가오자

사람들이 낮게 낮게

자세를 바꾸는 것을

바라보면서

웬지 부끄러웠다

매를 맞은 자리가

자꾸 부풀어 올랐다

벌을 준 그 사람은 어디로 갔을까?

◎매화꽃이 필 때면 -박노해-

청매화가 필 때면

마음이 설레어서

아침길에도 가보고

달빛에도 홀로 가 서성입니다

청매화 핀 야산 언덕에

홀로 앉아 술잔을 들고

멀리 밤기차가 지나가는 걸 바라보면

아, 그리운 사람들은 왜 멀리 있는지

꽃샘바람에 청매화 향기는

나를 못 살게 못 살게 흔들고

그대가 그리워서 얼굴을 묻고

하르르 떨어지는 꽃잎처럼

그냥 이대로 죽고만 싶습니다

◎작시 : 이백(李白)

一爲遷客去長沙(일위객거거장사) 西望長安不見家(서망장안불견가)

黃鶴樓中吹玉笛(황학루중취옥적) 江城五月落梅花(강성오월락매화)

한번 장사(長沙)로 떠난 좌천된 신하 되고 보니

서쪽으로 장안은 보이는데, 집은 보이지 않네. 

황학루에 앉아 옥피리 소리 듣노라니 

강성(江城)에는 오월까지 매화가 핀다던데.

◎작시 : 두보(杜甫)

梅蘂臘前破(매예랍전파) 梅花年後多(매화년후다)

絶知春意好(절지춘의호) 最奈客愁何(최내객수하)

雪樹元同色(설수원동색) 江風亦自波(강풍역자파)

故園不可見(고원불가견) 巫岫鬱嵯峨(무수울차아)

매화 봉오리가 섣달 전에 벌어지더니

매화꽃 새해 들어 많이 피었네.

봄기운이 좋다는 것이야 분명 알지만

깊은 나그네 시름 어찌할 수 없네.

눈과 강가의 매화는 원래 같은 색이고

강에 비친 매화도 봄바람에 저절로 일렁이네.

고향의 봄빛 볼 수 없도록

울창한 무산이 우뚝 솟아있네.

◎작시 : 왕안석(王安石)

墻角數枝梅(장각수지매) 凌寒獨自開(응한독자개)

遙知不是雪(요지불시설) 爲有暗香來(위유암향래)

담장 모퉁이 매화 가지에  

추위를 이기고 꽃이 피었다.  

멀리서도 눈이 아님을 알겠으니

아마도 보이지 않는 향기 때문이려니.

◎작시 : 노매파(盧梅坡)

梅雪爭春未肯降(매설쟁춘미긍항) 騷人?筆費評章(소인각필비평장)

梅須遜雪三分白(매수손설삼분백) 雪?輸梅一段香(설각수매일단향)

매화와 눈은 봄을 다투며 서로 중하다며 수긍하지 않고

시인은 쓸데없는 비교를 마다하고 붓을 놓는구나.

본래 매화는 눈의 힌 색깔에는 뒤떨어지지만

눈은 매화의 향기를 흉내 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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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3/12/29 [21:04]  최종편집: ⓒ rory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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